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 원정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에 고민 하나가 늘었다.

새로운 고민은 미드필더 기성용(서울)의 부상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활용 방안으로까지 이어졌다.

기성용은 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치른 시리아와 평가전에서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을 다쳐 경기 시작 18분 만에 교체됐다.

상대 수비수와 볼을 다투다 충돌하고 나서 근육 경련이 일어 결국 들것에 실려 나왔다.

기성용은 3일 오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하기로 했는데 미세하게나마 통증이 남아있어 코치진이 검사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정우(성남)와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추며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한 기성용이 11일 열릴 이란전에 뛸 수 없다면 대표팀으로서는 적지 않은 타격이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도 이란전이 약 일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기성용이 빠진다면 그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는 이란전 승부의 관건이 될 수 있다.

대표팀에서 기성용을 대체할 중앙 미드필더로는 한태유(서울)와 하대성(전북)이 있다.

그러나 허 감독은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측면 미드필더로 활약해 온 박지성의 활용 방안까지 다시 고민하고 있다.

허 감독은 3일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세우고 염기훈(울산)이나 김치우(서울)를 왼쪽 미드필더로 쓰는 방법도 한 가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왼발을 잘 쓰는 염기훈과 김치우는 세트피스 훈련 때 키커로도 나서는 등 대표팀에서 쓰임새가 많다.

염기훈은 서귀포 전지훈련 때에 골 맛을 보는 등 몸놀림이 좋았고, 김치우는 풀백과 미드필더 등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박지성은 대표팀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뛴 적이 있긴 해도 그의 장점을 살리는 데에는 측면이 낫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허정무호에서도 그는 주로 측면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박지성을 중앙에 쓰는 것이 고민일 수밖에 없다.

허 감독은 이란 오른쪽 풀백 호세인 카에비(사이파)의 측면 공격 가담이 빼어나 박지성을 왼쪽에 세워야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계산도 하고 있었다.

허 감독은 염기훈을 중앙 미드필더로 세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골치 아픈 허 감독의 가장 큰 바람은 그저 기성용이 훌훌 털고 일어나는 것이다.

(두바이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