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첫 연습… "컨디션 좋아요"
"얼음이 조금 무르지만 느낌은 좋아요."

'피겨퀸' 김연아(19.군포 수리고)가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정상 도전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김연아는 3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 실내빙상장에서 대회 개막을 앞두고 첫 공식 연습에 나섰다.

이번 대회에 함께 나서는 김나영(19.연수여고) 및 김현정(17.군포 수리고)과 함께 조심스럽게 얼음 위로 올라선 김연아는 신중한 표정을 지으면서 경쾌하게 링크를 돌기 시작했다.

빙질의 느낌을 느끼기 위한 첫 걸음이었다.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를 시도하다 두 번이나 엉덩방아를 찧었지만 이내 적응한 듯 가볍게 얼음을 차고 올라 전매특허인 '정석 점프'를 선보였다.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인 '죽음의 무도'가 장중하게 흐르는 가운데 김연아는 강렬한 눈빛 연기로 빙상장의 정적을 깼다.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소화하자 관중석에서 훈련을 지켜보던 대회 관계자들이 큰 박수로 호응했다.

김연아는 연이은 트리플 러츠를 1회전으로 뛰고 나서 잠시 어색한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곧장 웃음을 되찾고 스핀과 스텝 연기를 차례로 점검하면서 자신의 순서를 마쳤다.

자신의 순서를 마친 김연아는 다른 선수들이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치는 동안 '옥에 티'로 지적받은 트리플 루프의 완성에도 심혈을 기울였고, 첫 시도부터 깨끗하게 성공해 좋은 점프 감각을 자랑했다.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 씨도 김연아가 트리플 루프를 뛰자 기뻐하면서 박수를 보냈다.

훈련을 끝낸 김연아는 "컨디션이 좋아서 무난하게 마쳤다"라며 "잘 깨지는 얼음이라서 빙질 적응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경기 경험이 많아 당황하지 않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몇 차례 점프 실수에 대해 "빙질에 따라 점프가 많이 틀려진다.

러츠 점프는 얼음이 무르면 평상시보다 도약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 보니 착지할 때 타이밍을 못 맞추는 경우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루프 점프를 시도한 것에 대해선 "루프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라며 "그동안 연습을 많이 했다.

실전에서 실수할 수도 있지만 꼭 시도하려고 한다"라며 "연습 때 잘된 만큼 경기 때까지 감각을 이어가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함께 훈련에 나선 김나영도 "얼음이 스케이트 날에 박히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래도 점프는 좋았다"라며 "장거리 이동으로 스케이팅 감각을 잃을까 걱정했지만 훈련을 하다보니 잘 됐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한편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는 김연아보다 1시간 앞서 공식훈련을 끝내 경기장에서 첫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러시아에서 마무리 훈련을 끝내고 전날 도착한 아사다 역시 깨끗한 동작과 점프를 선보이면서 김연아와 박빙의 승부를 예고했다.

(밴쿠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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