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꿈을 안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훈련 캠프를 차린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허정무 감독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인 이란과 원정경기 직전에야 대표팀에 가세하는 유럽파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도르트문트)를 들었다.

박지성과 이영표에 대한 허 감독의 신뢰는 두텁다.

유럽 빅리그에서도 기량을 인정받은 이들이 대표팀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해 줄 것이라는 기대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다르다.

박지성은 다음 달 9일 오전 웨스트햄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를 치르고 런던에서 두바이를 거쳐 같은 날 오후 테헤란에 도착한다.

이영표는 다음 달 9일 오전 바이에른 뮌헨과 독일 분데스리가 원정경기 후 프랑크푸르트에서 테헤란으로 이동, 10일 오전에야 대표팀 동료를 만날 수 있다.

경기 이틀 전에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이다.

게다가 결전의 땅인 테헤란은 해발 1천200m의 고지대다.

적응에 어느 곳보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허 감독은 "박지성과 이영표가 경기 이틀 전 합류해서 얼마나 뛰어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과 이영표의 늦은 가세는 대표팀 전술의 좌·우 불균형을 불러올 수 있어 고민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박지성은 대표팀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자리를 잡았다.

박지성이 소속팀에서처럼 측면에서 뛸 때 대표팀 공격도 활기를 띠었다.

허 감독은 좌·우 풀백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이영표도 지난해 11월 사우디 아라비아와 3차전(2-0 승)에서처럼 왼쪽에 세우고 싶어하는 눈치다.

왼쪽 풀백 자원은 김동진(제니트)과 김치우(서울)도 있다.

하지만 "이란전은 반드시 이기겠다고 무리하게 달려들 상황은 아니다"라는 허 감독의 말처럼 경험 많고 수비가 안정적인 이영표가 경기를 책임질 가능성이 크다.

허 감독은 "2004년 중국에서 열린 아시안컵 때 이란은 오른쪽 미드필더 호세인 카에비(사이파)가 측면 공간을 파고들어 공격을 주도했다"면서 "그래서 더욱 왼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철 체력'을 과시해 온 박지성과 이영표가 얼마만큼 정상 컨디션으로 제 몫을 해줄지가 이란 원정 승리의 열쇠다.

(두바이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