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후반 9개홀이 문제였습니다. 핀도 어렵게 꽂혔고..."

한국프로골프의 간판 최경주(39.나이키골프)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에서 타이틀방어에 실패했다.

최경주는 19일(이하 한국시간) 하와이주 호놀룰루 와이알레이 골프장(파70.7천6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6개에 보기 2개를 곁들여 4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7언더파 273타를 친 최경주는 선전했지만 공동 9위에 1타 뒤진 공동 12위로 아쉽게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이번 시즌 첫 풀필드 대회의 우승컵은 잭 존슨(미국)에게 돌아갔다.

3라운드부터 선두로 나선 존슨은 마지막 날에도 5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 265타로 아담 스콧(호주), 데이비드 톰스(미국.이상 13언더파 267타)의 추격을 따돌렸다.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10위 출발한 나상욱(26.타이틀리스트)은 버디 8개를 잡아냈지만 보기도 4개나 쏟아내는 바람에 합계 11언더파 269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나상욱은 우승은 놓쳤지만 2008년 하반기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적어내며 올 시즌 부활을 알렸다.

나상욱은 "그동안 항상 대회 마지막 날 성적이 안 좋아 체력이 많이 모자란다는 것을 느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5주 동안 골프채를 잡지 않고 체력 훈련만 했다"라며 "메인 스폰서도 바꾸고 새로운 각오로 시즌을 시작했다.

뭔가 달라지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

최경주는 3라운드가 끝나고 나서 "10타를 못 줄일 것도 없지 않느냐"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역시 까다로운 후반 홀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2번, 3번홀(이상 파4)에서 1타씩을 줄인 최경주는 6번홀(파4)에서 한번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왼쪽 러프로 가 깊은 디봇에 박혔고 세번 만에 그린에 올렸지만 1m가 조금 넘는 파퍼트를 놓쳐 1타를 잃었다.

최경주는 8번홀(파4)에서 2m짜리 버디 퍼트를 넣은 것을 시작으로 10번홀(파4)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바닷가에 접해있는 후반 인코스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던 최경주는 13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벙커에 빠뜨리는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1타를 또 잃었다.

최경주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세번째 샷을 1m에 붙여 버디를 잡았지만 우승컵은 이미 저만치 멀어져 있었다.

아쉬움 속에서 대회를 마친 최경주는 "보기 2개에 발목이 잡혀 성적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점차적으로 몸과 샷에 자신감이 생기고 있어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시즌 초반에 상위권에 오르게 돼 출발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지난 겨울에 충분히 못 쉬었기 때문에 3주간 휴식을 취한 뒤 AT&T 페블비치 대회부터 출전하려고 한다.

성원해 주신 교민들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대회 최대 화제였던 하와이 태생 태드 후지카와(미국)는 3타를 잃어 공동 32위(5언더파 275타)로 떨어졌다.

(호놀룰루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