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의 황제' 유승민과 `수비 달인' 주세혁(이상 삼성생명)이 3일 오후 2008-2009 프로농구 서울 삼성-창원 LG전이 열린 잠실 실내체육관을 찾아 깜짝 `탁구쇼'를 펼쳤다.

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과 2003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 쾌거의 주인공인 주세혁은 한국 탁구 최고의 `창과 방패'로 통한다.

그들의 농구장 나들이는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었지만 최고 탁구 스타들의 시범경기는 농구팬들에게도 색다른 볼거리였다.

유승민과 주세혁은 2쿼터가 끝나고 하프타임 때 코트로 나와 5점을 먼저 따내는 미니게임을 벌였다.

유승민은 활처럼 휘는 파워 드라이브를 보여줬고 주세혁은 절묘한 커트 수비에 이어 빠른 공격 전환으로 유승민의 허를 찔렀다.

미니게임은 유승민의 5-3 승리.
또 탁구대 반대쪽 테이블에 초 3개를 세워 놓고 서브를 넣어 맞히는 게임에서는 주세혁이 2-1로 이겼다.

장군멍군이었다.

유승민과 주세혁은 5일에도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되는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 부천 신세계간 경기 때도 똑같은 탁구쇼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들이 생소한 농구장을 찾은 이유는 스타들의 `탁구 알리기' 성격이 짙다.

주세혁과 유승민은 지난해 연말에는 왕년의 스타인 유남규, 현정화, 김택수 등과 함께 `불우이웃돕기 자선탁구대회'에 참가했다.

동호인들과 실업 선수들이 사상 처음으로 팀을 이뤄 경기를 했다.

또 스타들이 내놓은 애장품 경매와 대회 참가비로 얻은 수익금 2천여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국민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탁구팬과 이웃에게 돌려주자는 것이었다.

이번 탁구쇼도 같은 맥락의 이벤트다.

삼성생명 탁구단은 용인시 보정동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남녀 농구단과 한 지붕 아래에서 생활한다.

건물 지하 1층에 탁구장이 있고 1층에 남녀 농구팀 연습장이 있어 식당에서 선수들이 만나는 건 자연스럽다.

강문수 탁구단 감독과 안준호 삼성 감독,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이 함께 술잔을 기울일 정도로 돈독하다.

특히 삼성 농구단의 정성술 홍보마케팅팀 차장은 동호인 탁구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했던 `아마 고수'로 이철승 탁구단 코치와 의형제처럼 지내는 사이여서 이번 이벤트를 주선했다는 후문이다.

6일 개막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종합탁구선수권대회에서 2연패에 도전하는 유승민은 "많은 농구 팬들 앞에서 벌인 시범경기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준비를 더 많이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오늘 농구 경기처럼 스탠드를 가득 메운 관중 앞에서 탁구를 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