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거 박지성 주전 낙점…김두현.설기현 `불안'
'산소 탱크'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30일(한국시간) 미들즈브러와 2008-2009시즌 정규리그 20라운드를 끝으로 올해를 마감한 가운데 부상을 털고 완전하게 부활해 팀내에서 주전 입지를 굳혔다.
반면 부상에서 회복된 김두현(26.웨스트브롬)은 2%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설기현(29.풀럼)은 시즌 개막전에서 골을 넣고도 이후 주전 경쟁에 밀린 데다 부상 악재까지 겹쳐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박지성
박지성에게 2008년은 의미 있는 해였다.
무릎 수술의 공백을 딛고 세계 최강 구단인 맨유에서 쟁쟁한 라이벌들을 제치고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올해 5월까지 열린 지난 시즌에서 12경기(1골1도움)를 뛰며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2회 연속 및 통산 17번째 우승을 도왔다.
프리미어리그 2회 연속 우승을 맛본 아시아 선수는 박지성이 처음이다.
올 시즌에서는 선발 10경기, 교체 1경기 등 수치상으로도 스타팅멤버로서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루이스 나니와 라이언 긱스 등에게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시아 챔피언 감바 오사카(일본)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결승에서는 풀타임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한국인 최초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 5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준결승까지 네 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활약하고도 정작 첼시와 결승에서는 결정했던 아쉬움을 한꺼번에 날려 버린 것이다.
맨유도 최근 2연승을 포함해 정규리그 7경기 연속 무패(5승2무) 행진으로 시즌 11승5무2패를 기록, 3위까지 뛰어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박지성은 골 결정력 부족에 대한 부담을 하루빨리 털어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박지성은 지난 9월22일 첼시와 정규리그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시즌 1호 골을 터트린 이후 벌써 석 달 넘게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슈팅을 18차례 시도해 단 한 차례만이 골 그물을 출렁였다.
특히 최근 영국 언론을 통해 맨유와 재계약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만큼 내년 초부터는 골 결정력에 대한 의문 부호를 제거해야 한다.
다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시즌 중에 반드시 붙잡겠다는 의지를 전해 박지성에 대한 변함 없는 믿음을 보여줬다.
◇김두현
김두현에게는 좌절과 희망을 동시에 느낀 한 해가 됐다.
김두현은 무릎 부상으로 한동안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다가 최근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치열한 주전 경쟁에 다시 뛰어들었다.
지난 9월27일 미들즈브러전 때 무릎 인대를 다치고 나서 지난달 초 복귀했던 김두현은 팀 성적마저 바닥권에서 헤매면서 마음고생도 겪어야 했다.
그러나 김두현은 지난 21일 맨체스터 시티와 홈 경기를 통해 선발 중앙 미드필더로 복귀했고 웨스트브롬도 3개월 넘게 이어오던 무승 행진을 마감했다.
지난달 23일 스토크시티와 경기 이후 1개월, 4경기 만의 선발 출격이었다.
김두현은 아직 컨디션을 100% 가까이 끌어올리지 못해 대포알 슈팅 등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지만 서서히 경기 감각을 찾아가고 있다.
김두현도 박지성과 마찬가지로 득점력 빈곤에 대한 과제를 하루빨리 풀어야 할 입장이다.
올 시즌 선발 8경기, 교체 4경기 등 모두 12경기에 출전한 김두현은 모두 14차례의 슈팅을 날렸지만 아직 골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웨스트브롬이 현재 5승3무12패로 강등권에 놓여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
◇설기현
'스나이퍼' 설기현은 올 시즌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8월16일 열린 개막전만 해도 설기현은 골을 터뜨리면서 올 시즌 활약을 예고하는 듯했다.
당시 설기현의 득점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레딩 소속으로 뛰던 지난해 5월 14일 블랙번전 득점 이후 무려 1년 3개월여 만에 설기현이 맛본 정규리그 골이자 지난 시즌 초반 풀럼 유니폼을 입은 이후 처음 맛본 '늦깎이 데뷔골'이었다.
설기현의 시즌 1호 골은 풀럼 이적 이후 측면 공격수로 뛰다가 전방 스트라이커로 보직을 바꾼 첫 경기에서 터져 나와 기대감은 더욱 컸다.
그러나 설기현은 개막전을 포함해 선발 2경기, 교체 2경기 등 시즌 초반 4경기에만 출전하고 나서 이후 1군 선수로 그라운드에 나설 기회를 전혀 잡지 못했다.
지난해 연말 로리 산체스 감독의 뒤를 이어 풀럼 지휘봉을 잡은 로이 호지슨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하면서 줄곧 벤치를 지키거나 2군 경기에 출전해야 했고, 한 때 감독과 불화설이 나돌 정도로 팀에서 입지를 굳히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진 설기현은 지난 10월5일 웨스트브롬전 이후 13경기 연속 결장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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