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올림픽 사상 최다 금메달로 10(금메달 10개)-10(종합 10위 진입) 프로젝트 초과 달성'
한국이 지난 8월 중국의 심장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출전 사상 가장 많은 13개의 금메달을 따내고 은메달 10개와 동메달 8개를 보태 금메달 9개에 그친 일본을 제치고 종합 7위에 올랐다.

금메달 13개는 안방에서 개최했던 1988년 서울 대회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의 12개보다 1개 많은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
금메달 10개 이상을 사냥해 톱10에 진입한다는 `10-10' 목표도 무난하게 달성했다.

전체 메달 수는 31개로 서울 대회(33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고 국가별 순위도 서울 대회(4위) 다음으로 좋았다.

특히 `공룡' 중국이 안방에서 미국을 제치고 사상 첫 종합 우승을 이룬 가운데 한국이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8년 만에 일본을 끌어내리고 아시아 2인자 자리에 복귀한 것은 큰 성과다.

전통적 메달 박스였던 복싱과 레슬링 등이 `노골드'로 퇴조 기미를 보였지만 태권도가 손태진, 차동민, 임수정, 황경선을 앞세워 출전한 네 체급 금메달을 석권하며 종주국 자존심을 살렸다.

13개의 금메달의 가치를 비교할 수 없어도 `마린 보이' 박태환이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쾌거를 이룬 것은 경제난으로 시름에 빠진 국민에게 청량제 같은 승전보였다.

열아홉살의 박태환은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빛 물살을 갈라 한국 스포츠의 최고 스타로 우뚝 섰고 자유형 200m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하며 4년 뒤 런던올림픽에서 또 한 번 수영 역사를 새롭게 쓸 것임을 예고했다.

양궁은 남녀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명중시키지 못했지만 남녀 단체전에서 동반 우승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또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은 4년 전 아테네올림픽의 불운을 털고 역도에서 세계신기록을 새롭게 작성하며 금빛 바벨을 들어 올렸고 남자 역도에 출전한 사재혁도 남자 77㎏급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며 금메달 퍼레이드에 가세했다.

태권도, 역도, 양궁 외에 야구와 유도, 배드민턴, 사격도 한 차례씩 금빛 승전보를 전하며 종합 7위 달성에 디딤돌이 됐다.

한국 야구는 본선 풀리그와 4강전에서 `숙적' 일본에 두 차례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뒤 결승에서도 `강호' 쿠바를 꺾고 9전 전승의 퍼펙트 행진으로 세계 정상에 오르는 감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유도의 `작은 거인' 최민호도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근육 경련 탓에 동메달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고 금빛 메치기에 성공하며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 밖에 `살인 윙크'로 화제를 모은 이용대는 이효정과 호흡을 맞춘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금빛 스매싱을 날려 올림픽이 끝난 뒤 최고의 인기 스포츠 스타로 각광을 받았다.

또 명사수 진종오는 사격에서 금빛 총성을 울려 사격 금메달 금맥 잇기 꿈을 이뤘다.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어도 유럽 강호들과 경쟁에서 여자 펜싱 플뢰레 은메달을 수확한 남현희와 4년 전 우승 좌절에도 감동 투혼으로 `우생순'(우리생애 최고의 순간) 신드롬을 일으켰던 여자 핸드볼도 우여곡절 끝에 동메달을 건졌다.

이와 함께 올림픽 기간 아테네 `태권도 영웅' 문대성 동아대 교수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된 것도 스포츠 외교력 약화로 걱정하던 한국에 가물의 단비 같은 낭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