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18ㆍ군포 수리고)가 2008-2009 SBS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를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김연아는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치러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5.94점을 받아 아사다(65.38점)를 0.56점차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또 일본의 나카노 유카리(23)는 62.08점으로 3위에 올랐다.

김연아는 13일 오후 8시5분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통해 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에 도전한다.

국내에서 처음 치르는 국제 대회와 더불어 완벽한 연기를 기대했던 팬들의 기대 때문이었을까. 1위를 했지만 뜻하지 않은 점프 실수에 김연아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6명의 선수 가운데 마지막 연기자로 나선 김연아는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전하게 뛰면서 팬들의 큰 박수를 얻어냈다.

김연아는 지난 3차 대회에서 플립 점프를 뛰다가 '롱 에지'(wrong edge) 판정을 받았지만 이날 완벽하게 성공하면서 심판들의 잘못된 채점을 뒤집었다. 게다가 기본점수 9.50점에 가산점도 2점이나 받으면서 이번 시즌 최고의 점프로 기록됐다.

그러나 너무 긴장했던 탓일까. 자신의 장기인 트리플 러츠를 싱글로 처리하고 말았다. 기본점수 6.0점에서 무려 5.4점이 깎이고 추가 감점까지 따르면서 0.3점에 머물렀다.

하지만 '강심장' 김연아의 진가는 스파이럴 시퀀스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레벨 3의 안정된 연기로 스파이럴을 소화한 김연아는 더블 악셀(기본점수 3.5)에서 가산점 1.2점을 받고 레이백 스핀과 플라잉 싯스핀을 잇따라 레벨 4로 소화하면서 점수를 높였다. 김연아는 스텝을 레벨 3로 처리한 이후 마지막 콤비네이션 스핀을 레벨 4로 완성,기술점수 35.50점에 예술점수 30.44점으로 65.94점을 얻어 앞서 연기를 마친 아사다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김연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치러지는 국제대회에 처음 참가하는 터라 긴장을 많이 했다. 차분히 잘할 걸로 생각했는데 몸을 풀면서 당황하고 긴장을 했다"며 "한국에서 더 잘하고 싶었는데 실수를 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른 선수들이 경기를 할 때 마음을 가다듬고 나섰지만 트리플 러츠에서 실수를 했다. 하지만 다른 요소를 깔끔하게 처리해 다행"이라고 1위의 기쁨을 전했다.

한편 세 번째 순서로 나선 아사다는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두 번째 점프의 회전이 부족하면서 더블 루프로 처리돼 점수를 깎였다. 그러나 '롱에지 논란'에 쌓였던 트리플 러츠에서는 가산점을 받으면서 연기에 흥을 돋웠고,자신의 장기인 스파이럴과 연이은 플라잉 싯스핀을 모두 레벨 4로 처리했다. 스텝에서 레벨 3을 받은 아사다는 콤비네이션 스핀과 레이백 스핀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기술점수 35.70점에 예술점수 29.68점으로 65.38점을 받아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 밖에 나카노는 안정적인 연기로 자신의 역대 베스트 점수로 3위를 차지했고,그 뒤를 이어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ㆍ62.08점)와 안도 미키(일본ㆍ55.44점)가 4,5위를 기록했다.

또 이번 시즌 두 차례나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조애니 로셰트는 점프 실수가 이어지면서 50.48점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