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축구'가 이번 시즌 두 개의 우승컵을 잇달아 차지해 부활의 꽃을 피웠다.

차범근(55) 감독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둬 종합성적 1승1무로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004년 이후 4년 만에 되찾은 K-리그 우승컵이다.

차 감독은 지난 10월 삼성하우젠컵에서도 우승하면서 정규리그 챔피언과 더불어 2관왕 달성에 성공, 지난 2004년 10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한 이후 최고의 한 해를 구가했다.

차 감독은 한국 축구 최고의 스트라이커 출신 사령탑으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98골을 터뜨리며 동양인 최다 득점을 일궈냈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A매치에서도 121경기에 나서 55골을 터뜨린 부동의 골잡이였다.

하지만 사령탑으로서 차 감독의 활약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1991년 울산 현대 호랑이 축구단 감독으로 K-리그에 첫 걸음을 내디뎠지만 4시즌 동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또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중도에 경질되는 수모를 당했고, 그해 8월 월간지를 통해 'K-리그 승부조작설'을 제기했다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5년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고 중국 프로축구 무대로 떠나야 했던 좌절의 시기도 있었다.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차 감독은 지난 2004년 수원 사령탑으로 복귀한 이후 '템포축구'를 앞세워 빠른 공격과 화끈한 골 사냥으로 그해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따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정규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2005년 초반 슈퍼컵과 A3 대회, 컵 대회와 까지 무려 4개 대회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세우면서 '우승제조기'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해 정규리그에서 부상 악재에 시달리며 팀의 하위권 추락을 막지 못했던 차 감독은 2006년 성남과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하면서 또 한 번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지난해에도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파리아스 열풍'에 가로막혀 우승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던 차 감독은 이번 시즌에도 불어닥친 부상 악재에 부딪히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미 2005년부터 쌓아온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선수들의 부상 상황에 대응한 맞춤 전술로 어려움을 슬기롭게 넘으면서 마침내 4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 왔다.

(수원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