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육상 장대높이뛰기의 세계 지존 옐레나 이신바예바(26.러시아)의 최대 적은 역시 살이 찌는 것이다.

스피드를 살려 최대한 높이 뛰고 안전하게 바를 넘으려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필수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등재된 그의 키는 174㎝, 몸무게는 65㎏이다.

24일 발표되는 IAAF '올해의 선수' 여자 부문 3걸 중 한 명인 이신바예바는 23일 모나코 몬테카를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시즌 중 많이 안 먹는 데 치중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5m5를 넘어 24번째로 세계기록을 갈아 치우고 금메달을 목에 건 이신바예바는 "시즌이 끝난 뒤 좋아하는 초콜릿, 빵, 설탕, 꿀, 파스타, 우유 등을 많이 안 먹으려고 노력한다.

특히 시즌 중 초콜릿은 하루 20g만 먹지만 비시즌 때는 100g을 안 넘기려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2년간 힘들었기에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보다 올해가 더욱 기쁘다"면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3연패를 이루고 '인간새'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처럼 앞으로 아무도 넘기 어려운 기록을 쓰고 싶다"고 당차게 포부를 밝혔다.

이신바예바가 밝힌 궁극적인 목표는 5m20이다.

은퇴한 부브카는 세계기록을 35차례나 바꾸면서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불멸의 기록인 6m14를 보유 중이다.

이신바예바는 지난 9월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에 참가했을 때도 "앞으로 100년간 깨기 어려운 기록을 쓰고 싶다"고 포효하기도 했다.

그의 또 한가지 목표는 실내육상대회에서 4m95에 그친 최고기록을 5m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일이다.

장차 결혼을 하고 나서 애를 낳으면 3년간 육아에 집중한 뒤 육상에 복귀해 자신의 경험을 후배와 나누고 싶다고 말한 이신바예바는 "고아를 위한 자선 재단을 만들려고 현재 에이전트 등과 논의 중"이라고 소개했다.

2013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많은 러시아 팬들의 박수를 받고 은퇴하고 싶다"던 그는 "나 자신이 최대 라이벌로 내 기록만 뛴다면 누구도 나를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며 넘치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남자 육상 110m 허들에서 12초87의 세계기록을 보유 중인 다이론 로블레스(21.쿠바)는 "베이징올림픽에서 '황색탄환' 류샹(25.중국)이 빠져 금메달을 따긴 했으나 그보다 나와의 싸움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류샹은 여전히 세계 톱 클래스 선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류샹은 내년 미국에서 오른쪽 발뒤꿈치를 수술할 예정으로 2010년에야 트랙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로블레스는 2002년 미국이 테러 용의자들을 가두고자 쿠바 내 미군기지에 세운 수용소로 널리 알려진 관타나모 출신으로 현재 집도 거기에 있다.

그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고향 팬들이 매우 기뻐해 자신도 놀랄 정도였다고 한다.

야구의 나라 쿠바 출신답게 어렸을 적 야구를 즐겼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어 못한다는 로블레스는 체육학과 체육심리학 박사 학위를 준비 중인 학구파이기도 하다.

그는 "내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챔피언을 방어하는 게 우선 목표다.

트랙 바깥에서와 딴판으로 난 공격적인 레이스를 펼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허들을 넘는데 스피드를 키우는 것을 가장 중시한다"고 말했다.

(몬테카를로<모나코>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