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통과에 첫 고비가 될 사우디아라비아와 3차전(20일 오전 1시35분.리야드)을 앞두고 중동 원정의 첫 기착지인 카타르 도하에 도착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 오후 5시(현지시간 오전 11시) 카타르 도하국제공항에 도착해 간단한 입국 절차를 마친 뒤 도하 시내에 있는 무븐픽타워스위트로 이동해 여장을 풀었다.

전날 밤 11시55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 두바이를 거쳐 16시간의 장거리 비행을 했지만 해외파 5명을 제외한 태극전사 20명은 피곤한 기색 없이 밝은 표정이었다.

선수들은 시차와 더운 날씨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었지만 숙소에서 간단한 휴식을 취한 뒤 현지시간으로 오후 7시부터 훈련장인 아스파이어스타디움에서 첫날 현지 적응훈련에 들어간다.

허정무 감독은 도하 입성 직후 사우디아라비아와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에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허 감독은 공항 도착 직후 인터뷰에서 "카타르가 사우디아라비아와 가까워 시차와 날씨에 적응하기 쉬워 이곳을 선택했을 뿐 우리는 목표는 카타르와 평가전(15일 오전 1시)이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는 것"이라며 3차전 승리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는 이어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 시절에도 중동팀과 경기가 쉬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2000년 아시안컵 때 이란을 연장 접전 끝에 이기고도 (4강에서)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졌던 기억이 남아 있다"면서 "오일달러를 이용한 텃세보다는 시차가 나는 데다 더운 날씨 등 달라진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첫 모의고사인 카타르와 평가전 구상에 대해서는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해 컨디션을 체크할 생각"이라면 (16일과 17일 대표팀에 합류하는)해외파와 종합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덧붙였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최종예선 2차전까지 A매치 두 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던 대표팀 간판 공격수인 이근호(대구)도 "골을 꼭 넣겠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부담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승리하는 데 초점을 맞춰 경기에 집중할 생각이다.

사우디와 경기에서 꼭 승점 3점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도하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