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라'

험난한 중동 원정을 앞둔 축구대표팀이 10일 낮 12시 경기도 파주 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된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열릴 카타르와 평가전, 20일 진행될 사우디아라비아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을 대비해 본격 담금질에 들어간다.

지난달 15일 안방에서 치러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에서 4-1 대승을 거두고 자신감을 충전한 태극전사들이 한 달여 만에 다시 모이는 것이다.

이번 소집에는 대표팀 엔트리 25명 중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독일 분데스리가에 안착한 이영표(도르트문트), 프랑스 무대에서 활약하는 박주영(AS모나코), `러시아 듀오' 김동진(제니트), 오범석(사마라FC) 등 해외파 5명을 제외한 K-리거 20명만 참가한다.

해외파는 카타르와 평가전이 끝난 뒤 16일이나 17일 대표팀에 합류하기 때문에 20명이 카타르전 베스트 11에 들기 위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한다.

대표팀은 소집 당일인 10일 오후 4시 첫 훈련에 이어 11일 오전 11시 마무리훈련 뒤 같은 날 오후 카타르로 떠난다.

지난해 12월 닻을 올린 허정무호로서는 지난 2월 칠레와 평가전 때 처음 대표팀을 꾸린 이후 이번이 제9기에 해당한다.

허정무호 출범 후 14차례(7승6무1패) A매치가 진행되는 동안 한 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49명이고 UAE전까지 13명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10월11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 UAE와 최종예선 2차전을 거치면서 대표팀이 짜임새를 갖춰 이번 제9기 허정무호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지난해 아시안컵 음주파문 징계가 풀린 골키퍼 이운재(수원)와 K-리그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미드필더 하대성(대구)과 수비수 임유환(전북), 부상에서 회복된 `왼발 스페셜리스트' 염기훈(울산)이 허정무호에 승선했다.

주전 경쟁에서 가장 눈에 띄는 포지션은 신.구세대가 경합을 벌일 골키퍼.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 독일 월드컵 때 대표팀 골문을 지켰던 `거미손' 이운재(35)와 허정무호의 붙박이 수문장이었던 정성룡(23.성남)이 주전 자리를 다툰다.

A매치 109경기에 출장했던 `백전노장'으로 K-리그에서도 최고의 선방을 펼친 이운재가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한 가운데 허정무호에서 줄곧 골문을 지키며 안정감을 보여준 정성룡 중 누구도 골키퍼 장갑을 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수비 진영과 공격라인, 미드필더진도 생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전북)가 무릎 부상으로 빠지면서 중앙 수비요원인 임유환이 수혈됐다.

중앙수비수 강민수(전북)와 왼쪽 풀백 김치우(서울), 오른쪽 풀백은 최효진(포항)이 한 자리를 예약한 가운데 포백의 중앙수비수 한 자리는 임유환-조용형(제주)-김치곤(서울)의 3파전 양상이다.

더욱이 해외파 이영표, 김동진, 오범석이 가세하면 풀백도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또 공격 라인은 지난 2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때 두 경기 연속 골을 넣었던 염기훈의 가세로 변화가 예상된다.

UAE전에서 합격점을 받은 이근호(대구)-정성훈(부산) 투톱이 허정무 감독의 신임을 받는 가운데 염기훈은 최전방이나 박지성이 붙박이로 나섰던 왼쪽 날개에서 `프리킥 달인' 김형범(전북)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중앙 미드필더는 노련한 김정우(성남)와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대표팀 막내 기성용(서울)이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지만 처음 태극마크를 단 하대성은 오른쪽 날개에서 이청용(서울)과 한 자리를 다툴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