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김광현 "한국 대표하는 투수 되겠다"

2008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선 김광현에게 2008년은 1년 전과 비교할 때 모든 것이 달라졌다.

자신이 최근 출연한 모 이동통신회사 TV CF처럼 `생각대로 하면 되는' 해가 됐다.

김광현은 지난해 유망주로 프로야구에 발을 들였지만 3승7패 평균자책점 3.62라는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올렸다.

6일 MVP 수상 직후 인터뷰에서 "작년에 꼭 신인왕을 타고 싶었는데 너무 실망과 좌절을 겪어 자책도 많이 했다"라고 토로할 정도였다.

그러나 동계훈련 동안 김광현은 칼을 갈았다.

`야구의 신'이라는 김성근 감독은 김광현의 가능성을 보고 집중 조련하며 가능성만 있는 야생마에서 누구나 탐내는 명마로 변신시켰다.

김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 참가하는 제자 김광현을 위해 손수 화려한 넥타이를 선물하며 "이제 넌 내게 멱살잡혔다"고 농담을 건낼 정도로 김광현에 대한 애정이 깊었고 김광현도 그런 스승에게 "감독님께 더 잘해 드리고 싶고 통산 2천승 달승도 도와드리고 싶다"라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야신' 김성근의 조련으로 김광현은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 선수로 거듭났다.

16승(4패)으로 다승 1위를 차지했고 탈삼진도 150개로 역시 최고 자리에 올랐다.

162이닝 동안 127안타와 65개 사사구만 내주며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이 1.17에 불과할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2.39로 KIA 타이거즈 윤석민에게 선두를 내줘 2006년 `괴물신인' 류현진 이후 2년만의 투수 3관왕 달성은 다음으로 미룬 것이 못내 아쉬웠다.

김광현은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야구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한국,일본,대만,중국 리그 우승팀끼리 겨루는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일본 챔피언 주니치 드래곤스를 물리쳐 주니치 감독으로부터 "19세의 어린 나이임에도 아주 훌륭한 피칭을 선보였다"라며 극찬을 받았던 김광현은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예선전과 준결승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빼어난 피칭을 펼치며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김광현은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했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지은 5차전에서도 선발로 나와 6⅓이닝 2실점을 기록, 승리투수가 돼며 한국시리즈 우승도 자신의 손으로 결정지었다.

특히 사실상 MVP를 놓고 경쟁하던 동갑내기 김현수를 1차전에서 3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MVP 싸움에서 한 발 앞서가기도 했다.

팀의 2년 연속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시즌 MVP까지 거머쥐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올 한해를 자신의 해로 장식한 김광현에게는 이제 대미를 장식하는 일만이 남았다.

바로 아시아시리즈에서 영원한 경쟁자인 일본의 코를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납작하게 만드는 일이다.

김광현도 수상 직후 인터뷰에서 "아시아시리즈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또 내년 초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에서도 분위기를 이어서 계속 잘하고 싶다"라며 "자만하지 않고 쭉 잘해서 한국을 대표하고 한국 야구가 살 수 있도록 열심히 던지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김광현은 MVP 경쟁 끝에 51대 24로 자신에게 `고배'를 마신 20살 동갑내기 김현수(두산 베어스)에게는 "(한국시리즈 부진 때문에) 현수형이 슬퍼하는 것 같아 전화를 하고 싶었는데.."라면서 "미안하고 고마우며 내년에도 좋은 경쟁자로서 다시 만나고 싶다"라며 동료애를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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