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군단끼리 맞붙은 일본프로야구 일본시리즈에서 '창'과 '창'의 대결답게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세이부 라이온스가 대포로 1승씩을 나눠 가졌다.

퍼시픽리그 챔프 세이부는 1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일본시리즈 1차전에서 고토 타게하시와 나카지마 히로유키의 솔로포 2방으로 2-1 승리를 가져갔고 센트럴리그 챔피언 요미우리는 2차전에서 9회말 알렉스 라미레스의 1점짜리 좌중간 굿바이 홈런으로 3-2 역전승을 일궜다.

세이부는 2차전에서도 나카지마가 좌월 투런포를 터뜨리는 등 이번 시리즈에서 홈런을 3방이나 쏘아 올렸다.

요미우리와 세이부는 올해 각각 팀 홈런 177개, 198개를 터뜨려 각 리그 1위를 달렸다.

장타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양팀은 일본시리즈에서 상대 타선의 한 방을 조심하려고 중심 타자를 철저히 봉쇄하고 있지만 실투에 의한 홈런까지는 뜻대로 막지 못했다.

요미우리 마운드는 세이부에서 올 시즌 홈런을 46개나 때린 4번 나카무라 다케야를 1-2차전에서 8타수 무안타 삼진 3개로 묶었다.

세이부 투수진도 큰 경기에서 강한 요미우리의 이승엽(32)을 4타수 무안타 삼진 4개로 잡았다.

결정적인 홈런으로 승패가 갈리다 보니 이승엽의 마음가짐도 약간 바뀌었다.

적시타보다 홈런으로 팀 공헌도를 높이겠다는 각오다.

그는 2차전 직후 "단기전에는 아무래도 양팀에서 좋은 투수들이 총출동하기에 안타를 때려내기가 어렵다.

안타 2-3개 때려서는 팀에 큰 보탬이 되지는 않을 것 같고 실투를 놓치지 않고 한 방으로 연결하는 게 나을 수 있다"며 홈런타자의 본능을 드러냈다.

이승엽은 현재 한창 잘 맞았을 때 큰 포물선을 그리는 홈런타자 본연의 스윙을 되찾았다.

컨디션이 좋기에 첫 안타로 돌파구를 찾으면 장타가 계속 나올 가능성은 크다.

라미레스는 연습 때 이승엽의 타구를 지켜본 뒤 "이번 시리즈 최우수선수는 이승엽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1-2차전을 치른 현재 요미우리가 세이부 타선을 보다 효과적으로 막은 것으로 분석된다.

요미우리는 올 시즌 홈런 21개를 때린 나카지마에게 잇달아 대포를 허용했으나 세이부의 강점인 '발야구'를 잡아 실점을 최소화했다.

도루 50개, 17개에 성공한 세이부 1-2번 타자 가타오카 가즈유키와 구리야마 다쿠미는 각각 안타와 볼넷으로 두 차례씩 출루하긴 했으나 요미우리 배터리의 견제 탓에 도루는 시도조차 못 했다.

가타오카는 1차전에서 투수 우에하라 고지의 견제에 걸려 1루에서 잡히기도 했다.

결국 양팀 승부는 중심 타선의 한 방에서 결판날 수밖에 없다.

클린업트리오가 서서히 기지개를 켠 가운데 홈런에 일가견이 있는 이승엽과 나카무라가 누가 먼저 대포를 신고하느냐에 따라 양팀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도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