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궁지에 몰렸다.

먼저 1승을 올리고도 2연패를 당했다.

더구나 2-3, 쓰라린 1점차 패배를 당한 3차전의 충격은 컸다.

이대로 무너질 것인가.

몰릴 대로 몰린 두산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선다.

선봉장은 외국인 에이스 맷 랜들이 맡는다.

랜들은 26일 1차전 선발로 등판해 5⅓이닝을 3안타(1홈런),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를 내세우는 건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한 투수가 그 밖에 없기 때문만은 아니다.

랜들은 SK에 유독 강했다.

올해 SK를 상대로 6경기에 나와 2승1패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1.27에 불과했다.

특히 잠실구장에선 SK전 3경기에서 1승을 거뒀고, 평균자책점 0.89의 짠물 투구를 펼쳤다.

SK 타자 가운데 정근우(상대 타율 0.00), 최정(0.125), 이진영(0.143), 조동화(0.154) 등이 랜들에 유독 약하다.

26일 1차전에서도 김재현, 박재상, 박재홍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연방 헛방망이를 돌렸다.

랜들 뒤로는 정재훈 등 불펜진이 모두 나선다.

29일 3차전은 이혜천에 이어 이재우 혼자 3⅓이닝을 막았지만 몰릴 대로 몰린 4차전에는 불펜을 아낄 이유가 없다.

정재훈 말고도 임태훈, 김상현 등이 모두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문제는 타선이다.

방패가 아무리 튼튼해도 창이 무뎌서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기 때문.
6회와 9회 만루 역전 기회를 두 번이나 만들고도 1점도 뽑지 못한 3차전 같은 장면이 이번에도 되풀이되면 끝장이다.

1∼3차전에서 부진했던 김현수, 고영민 등의 부활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다행히도 김현수, 고영민, 홍성흔 등은 올 시즌 SK 선발 투수 송은범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플레이오프 막판에 살아나던 중심타선이 한국시리즈 들어 다시 침묵하는 것은 심리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
하지만 이제는 심리적으로 위축돼있을 여유조차 없어졌다.

4차전마저 지고 1승3패로 몰리면 사실상 올해도 우승은 물 건너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 여기서 물러서면 `만년 2위 팀'이라는 오명이 돌아올 뿐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타자들도 방망이를 곧추세우고 있다.

두산은 1차전에서도 먼저 1점을 내주고 끌려가다 5-2 역전승을 거뒀다.

뚝심의 두산은 운명이 걸린 4차전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역전의 꿈을 꾸고 있다.

랜들과 김현수의 어깨에 무거운 짐이 놓인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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