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두현(26.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이 무릎 인대를 다쳐 최소 6주 동안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속팀은 물론 허정무호에도 비상이 걸렸다.

김두현은 27일 밤(이하 한국시간) 영국 미들즈브러에서 열린 2008-2009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미들즈브러와 원정경기에서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지만 경기 시작 1분도 안 돼 하프라인 왼쪽 부근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패스를 이어받으려 살짝 방향을 틀던 김두현은 그대로 잔디 위에 누워버렸고 얼굴 가득히 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표정으로 들것에 실려나갔다.

김두현은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오지 못했고 토니 모브레이 웨스트브롬 감독은 셰일 맥도날드를 대신 내보냈다.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벌이거나 드리블을 하던 상황이 아니지만 급하게 방향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스터드가 지면에 걸려 넘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 4월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있던 이동국(성남)이 K-리그 경기 도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을 때와 흡사하다.

스카이스포츠 등 영국 언론들은 김두현이 무릎을 다쳤고 '심각한 부상(serious injury)'이라고 전했지만 정확한 부상 부위와 정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모브레이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두현이 로베르트 코렌의 패스를 받으려고 방향을 돌리다 무릎 인대에 손상을 받은 것 같다"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정밀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최소 6주 이상 결장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부상의 심각성을 전했다.

그는 "팀 닥터도 무릎 내측 인대에 손상을 입은 것 같다는 소견을 내놨다"며 "6주 이상 결장이 길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K-리그 성남 일화에서 뛰던 김두현은 지난 1월 당시 2부리그(챔피언십)에 있던 웨스트브롬에 임대 형식으로 둥지를 옮겼고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확정지은 이후인 5월에 2년 계약을 하며 빅리그 진출 꿈을 이뤘다.

하지만 리그 초반부터 뜻하지 않은 '부상 복병'을 만나게 되면서 장기간 결장이 예상되는 김두현은 앞으로 더욱 험난한 주전 경쟁에 내몰리게 됐다.

김두현의 부상 소식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홈 경기를 앞둔 허정무호에도 큰 아쉬움을 던져주고 있다.

최종예선 1차전 북한전에서 기막힌 패스로 기성용(서울)의 A매치 데뷔골을 도우면서 팀의 패배를 막았던 김두현은 이번 부상으로 내달 9일부터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시작하는 대표팀 훈련에 나서기 어려워지게 돼 가뜩이나 부상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허정무호에 큰 고민거리를 안겨주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