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올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며 2008-2009시즌 출발이 좋지 않은 소속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호날두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미들즈브러와 칼링컵 3라운드(32강) 홈경기에서 귀중한 선제골을 수확하며 3-1 승리에 앞장섰다.

호날두에게는 올 시즌 1호 골이고 맨유로서는 올 시즌 안방 첫 승리여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유의 `더블 우승'을 이끈 호날두는 윙어임에도 화끈한 득점력을 뽐내며 두 대회 모두 득점왕에 올랐다.

정규리그 31골과 FA컵 3골, 챔피언스리그 8골을 합쳐 그가 2007-2008시즌 수확한 골은 무려 42골이었다.

하지만 호날두는 포르투갈 대표팀 멤버로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 참가한 뒤 오른쪽 발목 수술을 받아 재활을 했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에 휩싸이는 우여곡절을 겪어 시즌 출발이 늦었다.

이날 미들즈브러와 칼링컵이 호날두의 올 시즌 처음 선발 출격. 앞서 지난 18일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비야 레알(스페인)전과 22일 첼시와 정규리그 때는 모두 후반에 교체 투입됐다.

선발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린 호날두가 이름 값을 해냈다.

그는 0-0 무승부가 이어지던 전반 25분 라이언 긱스가 오른쪽에서 왼발로 코너킥을 올려주자 돌고래 처럼 솟구쳐 오른 뒤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틀어 선제골을 뽑아냈다.

올드트래퍼드를 가득 메운 홈팬들은 호날두의 복귀 골에 기립박수로 환호했고 득점력 빈곤에 마음고생을 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시름을 조금 덜 수 있게 됐다.

전반 막판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날린 강한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남긴 그는 후반 15분 카를로스 테베스로 교체되기까지 6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맨유는 정규리그 1승2무1패의 부진 탓에 15위로 밀려 있다.

`빅4' 아스널이 4승1무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첼시와 리버풀이 나란히 3승2무로 2, 3위에 랭크돼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맨유는 슈퍼컵 등을 포함해 최근 7경기에서 거둔 성적표도 1승4무2패로 초라하다.

지난 시즌 토트넘 홋스퍼에서 정규리그 득점 부문 공동 5위(15골)에 올랐던 `불가리아 특급'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영입했지만 아직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한 채 웨인 루니, 카를로스 테베스와 함께 공격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맨유는 정규리그 4경기에서 각각 한 골씩을 넣어 총 4골에 그쳤다.

지난 시즌 전체 38경기에서 80골(경기당 평균 2.1골)을 수확했던 것과 비교하면 형편 없는 득점력이다.

다행히 호날두가 득점 행진을 재개했고 이번 시즌 한 경기 팀 최다인 3골을 사냥해 골 가뭄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화려하게 부활한 `특급 윙어' 호날두가 화끈한 공격력으로 맨유를 초반 부진의 늪에서 구해낼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