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윙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리그 컵대회에서 올 시즌 첫 골을 터뜨린 반면 두 경기 연속 골을 노렸던 박지성(27)은 결장했다.

호날두는 24일(한국시간) 오전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2008-2009 잉글랜드 프로축구 칼링컵 3라운드(32강) 미들즈브러와 홈경기에서 귀중한 선제골로 3-1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1골로 득점왕에 오르는 등 총 42골을 수확한 뒤 오른쪽 발목수술을 받았던 호날두는 득점 행진을 재개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맨유는 호날두의 선제골과 라이언 긱스의 결승골, 루이스 나니의 쐐기골을 앞세워 올 시즌 홈경기 첫 승을 올려 칼링컵 16강에 안착했다.

반면 박지성은 지난 21일 첼시와 정규리그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린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교체 선수로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비야 레알(스페인), 첼시와 라이벌전에 잇따라 뛰었던 박지성에게 휴식을 주는 대신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을 기용했다.

지난 시즌 후 오른쪽 발목 수술을 받았던 호날두가 처음 선발로 나섰고 긱스, 안데르손, 나니가 브라질 출신의 19세 기대주 로드리고 포세본과 함께 미드필더진에 포진했다.

또 17세 신예 공격수 대니 웰벡이 원톱 임무를 맡고 골키퍼 장갑은 백업 요원인 벤 아모스가 꼈다.

발목 수술 여파로 교체 멤버로만 뛰었던 호날두가 자신의 시즌 첫 골로 기선 제압에 앞장섰다.

맨유는 초반 탐색전을 펼치다 전반 13분 나니가 골키퍼와 1대 1로 맞선 득점 찬스를 놓쳤고 미들즈브러와 공방을 펼치고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호날두가 백전노장 긱스와 기분 좋은 선제골을 합작했다.

호날두는 전반 25분 왼쪽 코너킥에 나선 긱스가 왼발로 감아 올리자 골 지역 중앙에서 솟구쳐 올라 공의 방향을 틀었다.

공은 오른쪽 골 네트를 세차게 흔들었다.

호날두의 올 시즌 마수걸이 골이었다.

홈팬들은 한 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나돌았던 `영웅'의 화려한 귀환에 환호했고 호날두는 성호를 그린 뒤 긱스와 진한 포옹을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맨유는 이후 공세의 수위를 높여 나갔지만 전반 41분 웰벡의 패스를 받은 호날두의 오른발 강슛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시작하자 마자 웰벡은 전진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대 1로 마주하는 절호의 득점 찬스를 맞았지만 한 박자 늦은 슛은 골키퍼가 쳐냈다.

10대 후반의 신예 공격수의 경험 부족이 아쉬웠다.

미들즈브러는 후반 교체 투입된 아담 존슨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존슨은 후반 11분 오른쪽 대각선 크로스를 맨유 수비수 웨스 브라운이 헤딩으로 걷어내자 아크 부근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퍼거슨 감독은 후반 15분 호날두를 빼고 카를로스 테베스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1-1 무승부가 이어지면서 연장으로 갈 것 같은 후반 중반 `맨유의 전설' 긱스가 해결사로 나섰다.

긱스는 후반 34분 후방에서 길게 올라온 패스가 상대 수비수가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공을 놓치는 사이 이를 놓치지 않고 왼발로 살짝 골키퍼 키를 넘겨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이어 나니가 후반 인저리타임 골 지역에서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을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설기현(28.풀럼)은 2부(챔피언십) 번리와 칼링컵 원정경기에 선발 출장해 풀타임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으나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정규리그 세 경기에 연속 출전한 뒤 지난 21일 블랙번전에 결장했던 설기현은 후반 막판 로버트 밀섬으로 교체될 때까지 90분을 뛰었다.

그러나 풀럼은 번리에 0-1로 무릎을 꿇어 32강에서 탈락했다.

한편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스널은 카를로스 벨라의 해트트릭과 니클라스 벤트너의 두 골을 앞세워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6-0으로 완파했다.

또 같은 `빅4'인 리버풀도 3부 리그의 크루 알렉산드라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2-1 승리를 거두고 나란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