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번쩍 든 '헤라클레스'와 하늘로 높이 솟구친 '미녀새' 두 여걸이 서울 강남에서 만났다.

베이징올림픽 여자 역도 최중량급(+75㎏급)에서 세계신기록을 다섯 차례나 세우고 금메달을 목에 건 장미란(25.고양시청)과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5m5의 세계신기록으로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을 이룬 '지존 '옐레나 이신바예바(26.러시아)가 22일 두 손을 맞잡았다.

체육복표사업자 스포츠토토가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밀레니엄 광장에서 마련한 '육상 꿈나무를 위한 서포트 프로모션' 행사장에서다.

이신바예바는 25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08 대구국제육상선수권대회 참석차 전날 입국했다.

이날 만남은 스포츠토토가 이신바예바와 서울 시민이 함께 하는 팬미팅 행사를 주최하면서 장미란을 초대해 이뤄졌다.

이신바예바는 후원업체 아디다스의 셔츠를 입고 간편한 복장으로 서울 시민들과 만났다.

오후 4시께 행사장에 도착한 장미란은 감색 정장차림이었고 그가 등장하자 많은 시민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며 영웅을 맞이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3연패하고 마침내 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오른 장미란은 동급에서 경쟁자가 없는 독보적인 선수. 역시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을 2회 연속 우승하고 세계기록을 24차례나 갈아치운 이신바예바 역시 일찌감치 자신의 천하를 이뤘고 둘 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그래서 세계를 뒤흔든 두 여걸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각별했다.

두 선수는 가볍게 첫 인사를 나눈 뒤 단상에 올라 팬들에게 정식으로 인사했다.

장미란은 올림픽 당시 소감을 묻는 질문에 "1차 시기 때 다리가 아팠지만 자신감을 갖고 연습한 대로 편안하게 경기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답했다.

이신바예바를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만난 소감을 묻자 그는 "실물이 더 예쁜 것 같다.

베이징올림픽에서도 봤고 '미녀새'라는 애칭에 맞게 아름답다.

특히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어 더 멋있게 느껴지고 항상 친근한 표정을 보여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세 번째 도전 만에 극적으로 5m5를 넘고 단상의 주인공이 된 이신바예바는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이었고 세 번째 도전 끝에 세계신기록을 세워 더 기뻤다"면서 "약속을 할 수는 없지만 25일 대구 육상대회에서도 세계신기록을 작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팬들과 인사를 마친 뒤 둘은 사진 포즈를 함께 취하는 것으로 짧은 만남을 마쳤다.

이신바예바는 그에 앞서 2시부터 팬 사인회를 여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오일호 스포츠토토 사장으로부터 한국의 상징인 하회탈 인형 액자를 받은 뒤 "초청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한국에 내 팬이 많아 무척 놀랐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신바예바는 육상 유망주로 초청된 평택 중앙초등학교 학생들과 사진촬영에 응하고 간단하게 높이뛰기 요령을 지도해 주는 등 열성을 다한 모습으로 한국팬에게 좋은 인상을 심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마련된 이날 행사장에는 남녀노소를 떠나 많은 팬들이 이신바예바의 사인을 받고 그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려 그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했다.

이신바예바는 이날 오후 대구로 이동,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들어갔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