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돌아와 첫 번째 시즌을 맞은 롯데 자이언츠의 주장 조성환(32)이 데뷔 10년 만에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1999년 데뷔해 2003년 0.307의 타율로 활약하며 롯데 타선을 이끈 조성환은 올해 롯데가 치른 107경기 가운데 106경기에 나서 타율 0.328과 70타점 27도루를 올리며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을 모두 새로 썼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공익근무에서 돌아온 조성환이 이같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드물었다.

2004년 이후 3시즌을 쉰 공백이 있어 적응 기간이 필요한 데다가 더위가 시작되는 6월 이후로는 시즌을 유지할 체력이 바닥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막 이후 하위 타선에서 3번 타순으로 올라오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던 조성환이 7월 초 타격 슬럼프를 겪자 체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그러나 올림픽 휴식기를 통해 체력을 회복하고 컨디션을 조절한 조성환은 후반기 개막 이후 13경기에서 0.471의 폭풍 같은 타율을 유지하며 롯데의 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후반기에만 홈런 3개를 포함해 25안타를 뽑아내며 김현수(두산)를 제치고 최다안타 1위(134개)로 올라섰고 득점은 14점, 타점은 15점을 수확했다.

결승타도 8개 구단 타자 가운데 가장 많은 시즌 14개로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정수근이 폭행 사건으로 물러나며 공석이 된 주장 자리를 이어받아 동료들을 독려하며 어느 때보다 자신감 넘치는 팀 분위기를 이끈 역할도 컸다.

조성환은 "쉬고 나서 다시 시합을 해보니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전반기 체력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었던 것 같다"며 "개인 성적도 그렇고 팀 성적도 4강에 근접해 있어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즌 초반에 너무 야구가 하고 싶던 절박함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수근 대신)본의 아니게 주장을 맡았지만 내 절박함을 선수들이 알아줘 팀 분위기도 조금은 좋아진 것 같다.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 기록을 보면서 나도 깜짝 놀라고 있다"며 "하지만 올해 초까지만 해도 경기에 나서는 것 자체가 고마웠는데 지금 개인 성적에 욕심을 낸다면 잘못된 생각이다.처음 마음대로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진규수 기자 nicemas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