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평가전을 치른다.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북한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첫 경기를 대비해 필승 전략을 점검하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기회다.

한국-요르단전 관전포인트를 살펴본다.

◇이천수-김두현 활용 방안은


지난 1일부터 소집 훈련을 시작한 대표팀에서 큰 관심을 모은 것 중 하나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백을 누가, 어떻게 메우느냐였다.

허정무 감독은 애초 4-3-3 포메이션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천수(수원)를 기용해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전방과 중원을 누비게 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럴 경우 역할이 겹치는 현 대표팀의 유일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거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을 활용하기가 마땅치 않다.

김두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과 함께 정규리그 세 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그를 벤치에 앉혀두기는 아깝다.

허 감독은 결국 3일 오전 훈련에서 소집 이후 처음으로 이천수를 왼쪽 윙포워드로 세우고, 중앙에 김두현을 배치해 미니게임을 치렀다.

허 감독은 훈련 중 이들에게 잦은 포지션 이동과 공격적인 문전 움직임 등을 주문하면서 둘을 동시에 활용하는 방안을 찾으려 했다.

이천수가 가벼운 몸 감기 증세로 이날 오후 팀 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것이 변수이긴 하지만 허 감독은 이천수와 김두현의 동시 출격도 염두에 둔 모습이었다.

◇북한전 베스트11 윤곽은


요르단전을 통해 북한과 일전에 나설 허정무호 베스트 멤버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표팀에는 박지성, 설기현(풀럼), 이영표(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박주영(AS모나코) 등 일부 주축 선수들이 빠져 그 어느 때보다 주전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돼 왔다.

특히 소집훈련 멤버 23명 중 2008 베이징올림픽 대표 7명을 포함해 23세 이하 연령대 선수가 8명이나 합류하는 등 적지 않은 폭의 세대교체로 대표팀에 신선한 자극을 불러 일으켰다.

신영록과 서동현(이상 수원), 기성용(서울)은 A매치 출전 경험도 없는 완전 새내기다.

최전방 원톱은 조재진(전북)의 선발 출전이 유력한 가운데 신영록과 서동현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좌.우 윙포워드에는 올림픽대표 출신 이근호(대구)와 이청용(서울)이 선배 이천수, 최성국(성남)을 상대로 경쟁력을 시험받아 왔다.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막내 기성용이 최고 선임 김남일(빗셀 고베)과 호흡을 맞출 공산이 크다.

좌.우 풀백은 '러시아 듀오' 김동진(제니트)과 오범석(사마라)에게 김치우(서울)와 최효진(포항)이 도전장을 던진 형국이고, 중앙 수비는 올림픽대표팀에서 짝을 이뤘던 김진규(서울)-강민수(전북) 조합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답답한 무패' 아닌 '시원한 승리'를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51위로 요르단(113위)보다는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위다.

역대 전적에서 1승2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상대를 압도한 것도 아니다.

2004년 아시안컵 본선에서 처음 격돌해 0-0으로 비겼고,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두 차례 맞붙어 1승1무를 기록했다.

홈에서 박지성, 박주영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서고도 리드를 지키지 못해 2-2로 비겼고, 원정에서는 박주영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반면 3차 예선에서도 같은 조였던 북한은 요르단과 두 차례 격돌에서 1-0, 2-0으로 모두 승리했다.

허정무호 출범 이후 성적은 4승5무1패(15득점 8실점)다.

허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복귀 신고식이었던 1월30일 칠레와 친선경기에서 0-1로 패했을 뿐 이후 9경기에서는 무패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월드컵 3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과 두 차례 대결에서만 4-0, 3-1로 시원스럽게 이겨봤을 뿐 나머지는 한 점차 승리 또는 답답한 무승부였다.

선제골을 넣고 비긴 경기가 세 차례, 0-0 무승부가 두 차례나 된다.

게다가 이번 대표팀 멤버 중 허 감독 부임 이후 치른 A매치에서 골 맛을 본 것은 지난 6월 투르크메니스탄과 3차 예선 원정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김두현 뿐이다.

4골을 넣은 박주영을 비롯해 각각 두 골씩 기록한 박지성, 설기현, 염기훈(울산), 곽태휘(전남)는 모두 빠졌다.

과연 이번에는 누가 득점포를 가동해 허정무호에 승리를 안길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