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천재' 박주영(23.AS모나코)의 새로운 도전은 성공할 것인가.

박주영은 2일 프랑스 프로축구 1부리그 AS모나코와 4년 계약과 함께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박주영은 4일이나 5일 귀국해 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부산 아이파크와 컵대회 경기 때 홈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AS모나코가 박주영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것을 요구해 귀국이 다음 달초로 늦춰졌다.

박주영은 빠르면 14일 FC로리앙과 정규리그 5차전에서 AS모나코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본격적인 시험대 위에 오르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인 선수의 프랑스 무대 도전은 쉽지 않았다.

프랑스 리그와 첫 인연은 최순호 현대 미포조선 감독이 맺었다.

최순호 감독은 1992년 프랑스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으면서 2부리그 로데스에서 잠시 뛰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프랑스 리그에 진출한 선수는 1997년 RC스트라스부르에 입단한 서정원이다.

서정원은 한 시즌 동안 16경기에 출장해 4골을 사냥했다.

이후 이상윤이 1999년 FC로리앙에 입단해 4경기만 뛰고 국내로 복귀했고 안정환(부산)이 2005년 메츠에서 한 시즌 동안 16경기에 출장해 2골을 기록했다.
AS모나코와 4년 계약한 박주영이 선배들을 뛰어넘어 성공 시대를 열어갈 과제를 안은 셈이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청구고 재학 중이던 2001년 브라질에서 1년 간 축구 유학을 했던 박주영은 고려대에 진학한 2004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6골을 몰아쳐 득점왕과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이듬해 1월 카타르 8개국 초청 국제청소년대회에서는 4경기에서 9골을 몰아 넣고 우승과 함께 득점왕, MVP를 휩쓸어 `박주영 신드롬'을 일으켰다.

FC 서울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2005년에도 18골4도움의 눈부신 활약으로 득점왕과 신인왕을 석권했다.

하지만 K-리그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며 2006년 8골에 그쳤고 지난해도 5골로 골잡이로서 기대에 못 미쳤다.

올 시즌에도 13경기에서 겨우 2골 밖에 넣지 못했다.

허정무호에 발탁된 그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페널티킥으로 두 골을 사냥했을 뿐 필드골은 없었다.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서 골망을 가르지 못했고 카메룬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게 전부다.

그는 끝내 월드컵 최종예선 23명 명단에서 제외됐다.

최근 득점력 빈곤으로 `성장이 멈췄다'는 비아냥거림을 들었고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자신감마저 잃어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프랑스 진출이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그로서는 당장 치열한 생존 경쟁을 뚫어야 한다.

그는 미국 대표로 뛰었던 프레디 아두(19), 프레드릭 니마니(20) 등과 공격수 자리를 놓고 주전 경쟁을 해야 한다.

AS모나코는 또 베테랑 공격수를 보강한다는 방침이어서 박주영의 입지는 넓지 않다.

프랑스 무대를 경험했던 서정원은 "주영이는 외국 경험이 없지만 올림픽 등 큰 무대에서 뛰었고 기량이 좋아 잘 하리라고 믿는다"면서 "다만 해외 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어려운 일이 있어도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빨리 적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정원은 이어 "프랑스는 다른 유럽 리그와 달리 순발력이 좋은 아프리카 선수들이 많아 공격수들이 힘들다.

자신감을 갖고 경기하고 해외를 경험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