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축구천재'에서 佛무대 오르기까지
박주영은 청구고 재학 시절부터 초고교급 선수로 주목받으며 한국 축구의 차세대 골잡이로 기대를 받아 왔다.
포항 스틸러스의 지원으로 2001년부터 1년 간 브라질에서 축구 유학을 했던 박주영은 고교 3학년이던 2003년4개 전국대회에서 득점상을 휩쓸며 대학.프로팀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해 말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200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로 발탁됐다.
당시 박주영은 16강까지 팀이 치른 한 경기도 뛰지 못했지만 가장 어린 나이로 대표팀에 합류해 세계적 유망주들의 플레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박주영은 프로팀의 구애를 뿌리치고 2004년 고려대에 입학했고, 그해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참모습을 드러냈다.
6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대회 최우수선수상(MVP)까지 수상했고, 한국의 대회 2연패 및 통산 11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박주영은 2005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 8개국 초청 국제청소년대회에 참가해 자신이 뛴 4경기에서 무려 9골을 몰아넣어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이어 2회 연속 '트리플 크라운'(우승.득점왕.MVP)을 달성했다.
한국 축구는 '박주영 신드롬'에 빠졌다.
박주영은 바로 한 달 뒤 FC서울에 전격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2005시즌 정규리그 19경기에서 12골3도움을 올리는 등 시즌 통산 30경기에 출전해 18골4도움을 기록한 박주영은 연말 기자단 투표에서 한국 프로축구 23년 역사상 첫 만장일치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해 정규리그 2라운드인 5월18일 광주 상무와 홈 경기에서는 혼자 세 골을 뽑아 K-리그 최연소 해트트릭 기록(19세10개월8일)도 갈아치우는 등 그의 상승세는 거침 없었다.
6월3일에는 우즈베키스탄과 2006 독일월드컵 예선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패색이 짙던 후반 종료 직전 동점골까지 터트려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이후 바로 같은 달 네덜란드에서 열린 2005 FIFA U-20 월드컵에도 출전해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2차전(2-1 승)에서 후반 막판 동점골을 뽑아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그는 눈부신 활약을 계속했다.
2006년에는 독일 월드컵 무대도 밟아 스위스와 조별리그 3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박지성을 영입해 재미를 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한국에서 또 다른 '영보이'를 찾고 있으며, 그가 바로 박주영이었다는 얘기도 흘러 나왔다.
하지만 탄탄대로일 것만 같았던 박주영의 앞길에도 시련은 있었다.
독일 월드컵 이후 K-리그에서는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고, 잦은 부상까지 겹쳐 점점 제 모습을 잃어갔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방글라데시와 조별리그 1차전(3-0 승)에서만 두 골을 넣었을 뿐 이후 침묵하며 4위로 노메달에 그친 대표팀과 함께 쓸쓸히 귀국했다.
지난해 2월에는 베이징올림픽 2차 예선 예멘전(1-0 승)에서 일명 '배치기 반칙'으로 퇴장을 당해 출전 정지 징계와 부상으로 8개월 뒤에야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2007 아시안컵 대표에서도 제외됐다.
박주영의 성장이 멈춘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올해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는 페널티킥으로만 2골을 기록했고,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서도 득점이 없어 마음 고생이 심했다.
박주영은 카메룬과 베이징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1차전(1-1 무승부)에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비록 골잡이로서 기대 만큼의 역할은 못해 줬지만 베이징올림픽은 세계적 강호들을 상대로 나름대로 경쟁력을 시험해 볼 수 있었던 무대였다.
올 여름만 해도 일본 J-리그의 제프 유나이티드 지바에 이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위건 애슬레틱이 그랬듯이 그 동안 박주영의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구단들은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박주영은 AS모나코행을 택했다.
박주영은 이제 프랑스 무대에서 천재성을 시험받게 됐다.
박주영의 축구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됐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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