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못하는 한국인 골퍼엔 회원 신청 거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의 '영어 사용 의무화' 정책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 밴쿠버의 한 회원제 골프클럽이 이미 유사한 규칙을 마련, 시행에 들어갔다고 일간 밴쿠버선이 29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골프 회원, 영어 사용자로 제한' 제하의 1면 기사에서 '코퀴틀람 밴쿠버 골프 클럽'이 최근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골퍼들의 회원권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면서 '영어 컷어프'의 주 대상은 코퀴틀람 지역에 많이 거주하는 한국인 골퍼들이라고 전했다.

이 클럽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 역사가 두번째로 오래 된 회원제 중심의 유서깊은 골프장으로, LPGA 투어 대회를 두 차례나 유치한 명문 클럽으로 알려져 있다.

클럽의 브랜트 가우 총지배인은 "최근 한국인 회원들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한 후 영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한 사람들에게만 회원 자격을 부여하기로 내부 규칙을 변경했다"며 "그후에는 회원 신청을 하는 한국인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인 회원 수가 부쩍 늘었으나 영어를 못해 골프장 규칙을 수시로 위반하고 회원으로서의 참여의식조차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아 어려움이 컸다"면서 하지만 영어 의무화가 한국인만을 겨냥한 한 것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밴쿠버 골프클럽의 전체 회원 수는 1천200명으로, 이중 한국인 회원 수는 50명 정도로 알려졌다.

가우 지배인은 프라이비트 골프 클럽은 회원 자격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영어 문제로 회원 신청을 거부당한 사람이라도 나중에 영어 실력을 키워 다시 신청하면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선지는 10년 째 이 클럽 회원인 한국 교민 브루스 권씨의 말을 인용, 클럽의 영어 의무화 정책은 회원 상호간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한국인 회원들 사이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밴쿠버연합뉴스) 신상인 통신원 sangin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