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천432일 남았다.

24일 밤 올림픽주경기장인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폐막식에서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올림픽기를 넘겨받으며 베이징올림픽의 바통을 잇게 될 제30회 올림픽은 2012년 7월27일부터 8월12일까지 런던에서 치러진다.

2005년 7월 싱가포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파리(프랑스)와 마드리드(스페인), 뉴욕(미국), 모스크바(러시아)를 제치고 개최지로 선정된 런던은 1908년과 1948년에 이어 세 차례 올림픽을 치르는 도시다.

4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았지만 성화를 밝힐 준비는 벌써 시작됐다.

궈자티위창에 비해 1만석 가량이 적은 8만석 규모로 만들어질 주경기장은 지난 5월22일 런던 동부 지역에 첫 삽을 떴다.

주경기장을 중심으로 수영장, 사이클, 펜싱, 하키, 농구, 핸드볼경기장이 포함된 올림픽공원이 조성되며,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선수촌과 1만2천㎡ 규모의 메인프레스센터(MPC)도 부지가 마련됐다.

세부 종목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프로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아 흥미가 떨어진 야구와 세계적인 저변을 확보하지 못한 소프트볼이 베이징대회를 마지막으로 종목에서 빠진다.

이에 따라 런던올림픽에서는 28개 종목에 302개의 메달이 걸렸던 베이징 대회에 비해 메달 2개가 줄어들어 26개 종목 300개의 메달을 둔 경쟁이 펼쳐진다.

베이징이 모든 면에서 역대 기록을 새로 쓰면서 화려한 규모로 세계를 압도하는 것을 본 런던의 고민은 올림픽이 시작도 하기 전에 규모 면에서 비교를 당하게 생겼다는 점이다.

실제로 런던올림픽에 책정된 예산 규모는 베이징에 투입된 450억 달러의 절반 가량에 지나지 않고, 중국처럼 인구가 많지도 않아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자크 로게 IOC위원장도 "베이징이 (올림픽의) 눈높이를 지나치게 올려 놓은 것이 런던으로서는 도전이 될 것이다"라면서도 "런던이 눈높이를 한 층 더 올려놓을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며 벌써 부담을 주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런던이 들고 나온 주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벌써 기후변화 대응, 생물 다양성, 쓰레기 감소, 건강, 참여 등 5개의 지속 가능성 계획을 만들어 놓은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LOCOG)는 이 5개의 철학 아래 대회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올림픽공원은 대회가 끝난 뒤에도 150년 사용을 목표로 꾸준히 관리되며, 임시 시설물들은 대회가 끝난 뒤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올림픽 공원과 도심을 7분 만에 연결하는 고속철도가 들어서고, 대부분 경기장을 올림픽 공원 근처에 들여놓아 참가자들의 동선을 최대한 줄일 방침이다.

베이징올림픽을 둘러본 세바스천 코우 LOCOG 위원장은 "런던은 베이징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올림픽이 될 것"이라며 "한 올림픽을 다른 올림픽과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성공적인 개최의 자신감을 나타냈다.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 이후 20년 만에 서유럽으로 돌아갈 성화가 런던의 밤 하늘을 어떻게 밝힐 지 세계인의 눈은 벌써 런던으로 향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nicemas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