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성화는 꺼졌지만 각 경기단체와 선수들은 벌써 4년 뒤인 2012년 런던올림픽을 내다보고 장기계획을 수립하기 바쁘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의 영광을 맛본 챔피언들은 그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다시 한 번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일 참이다.

지금까지 단체가 아닌 개인종목에서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을 일궈낸 국내 선수는 레슬링 심권호가 유일할 정도로 올림픽 연속 제패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은 거의 '젊은 피'들이라서 그 어느 때보다 연속 우승을 노릴 만 하다.

가장 나이가 어린 수영의 박태환(19.단국대)은 2012년 런던은 물론이고 아직 개최지도 정해지지 않은 2016년 하계올림픽까지 욕심낼 수 있다.

자유형 400m에선 금메달을 따냈지만 200m 은메달, 1,500m에서는 예선탈락을 했던 박태환은 4년 뒤에는 금메달 수를 더 늘리겠다는 각오다.

특히 4년 뒤에는 200m가 주종목인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올림픽 전체 하이라이트로 꼽힐 만한 대접전이 기대된다.

일부에서는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금, 은메달을 획득한 박태환의 경우 4년 뒤 런던대회 3관왕을 기대하고 있을 정도다.

박태환은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던 이번 대회 200m에서도 펠프스와 1,2위를 나눠 가졌기 때문에 4년 뒤 대결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사상 최초로 4개 체급을 석권한 4명의 태권 전사들은 모두 20대 초반들이다.

남자 68㎏급 금메달을 따낸 손태진(20.삼성에스원)이 1988년 생으로 가장 어리고 임수정(22.경희대), 황경선(22), 차동민(22.이상 한국체대) 세 명은 모두 1986년에 태어났다.

나이로만 따지면 4년 뒤에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태권도라는 종목의 특수성이 오히려 관건이 될 전망이다.

먼저 전체 8개 체급 가운데 출전하는 4개 체급에 선정이 돼야 하고 그리고 난 뒤에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살인 윙크'로 유명세를 탄 배드민턴 이용대(20.삼성전기) 역시 4년이 지나도 겨우 24살 '새파란' 나이일 뿐이다.

오히려 같이 혼합복식 파트너로 나왔던 이효정(27.삼성전기)이 그 때까지 계속 호흡을 맞출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이용대는 또 이번 대회에서 첫 판에 탈락한 정재성(26.삼성전기)와 한 조를 이루고 있는 남자복식에서도 금메달을 노릴 수 있어 4년 뒤에는 2관왕 욕심도 내 볼 만 하다.

역도에서 금메달을 하나씩 들어올린 장미란(25.고양시청), 사재혁(23.강원도청)도 나이로 보면 4년 뒤를 기약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어 보인다.

역도도 나라 별로 출전할 수 있는 체급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중국 선수를 이긴 사재혁의 체급을 중국이 피할 수도 있다.

이미 장미란의 체급에는 이번 대회부터 중국이 선수를 내보내지 않았을 정도다.

사격 진종오(29.KT), 유도 최민호(28.한국마사회)의 나이가 많은 편이지만 빼놓을 수 없는 2연패 후보다.

진종오는 나이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종목의 특성상 다시 한 번 금빛 총성을 기대하기 충분하고 최민호는 자신이 "한 체급을 올려 런던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각각 은메달, 동메달을 따낸 뒤 이번에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로 자기 관리가 뛰어난 편이라 다시 한 번 '4년 더'를 외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단체전 연속 우승도 쉬운 일이 아니다.

'맡아놓은 금메달 밭'이라고 여겼던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실패를 맛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여자가 6연패, 남자는 3연패를 이뤄낸 양궁 단체전 연승 행진을 4년 뒤 늘릴 수 있을 지도 지켜볼 일이다.

올림픽 금메달 13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태극 전사들이 앞으로 런던 올림픽까지 남은 4년간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나갈 지를 지켜보는 일도 진정한 스포츠 팬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베이징=연합뉴스)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