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8관왕 마이클 펠프스(23.미국)와 육상 단거리 3관왕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 두 명의 슈퍼맨을 배출한 베이징올림픽은 기록 면에서도 풍성한 결과물을 남겼다.

물과 땅에서 벌어진 기록 경기에서 선수들은 혼신의 땀을 흘려 세계신기록 수립에 도전했고 그 결과 육상에서 5개, 수영에서 25개, 역도에서 14개, 사이클 트랙 경기에서 2개 등 46개의 세계기록이 쏟아졌다.

특히 주경기장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과 '워터큐브'라는 애칭으로 잘 알려진 국가아쿠아틱센터는 기록의 산실로 선수들의 각광을 받았다.

'피오나 공주' 장미란(25.고양시청)은 역도 여자 75㎏급 이상에서 세계신기록을 무려 5개나 수립하는 괴력을 뽐내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챔피언의 몸매'라는 코너에서 펠프스, 볼트 등과 각 종목별 최정상급 5명 중 한 명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땅


'썬더볼트' 볼트를 빼놓곤 베이징올림픽 육상을 논할 순 없다.

남자 100m에서 세계기록(9초72)을 보유 중이던 볼트는 궈자티위창 트랙에서 100m(9초69)와 200m(19초30), 400m 계주(37초10)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작성하고 금메달을 땄다.

196㎝의 장신으로 느린 스타트를 보폭을 최대한 넓히는 학다리 주법으로 극복한 그는 탄탄한 근육을 이용한 폭발적인 스퍼트로 육상사에 새 장을 열었다.

100m에서는 처음으로 9초6대에 진입, 한계를 모르는 인간의 능력에 대한 기대감을 안겼다.

200m에서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마이클 존슨이 세웠던 세계기록을 0.02초 앞당겼다.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총총걸음으로 뛰는 존슨의 독특한 '스타카토 주법'이 만들어낸 세계기록은 볼트의 신개념 주법 앞에 12년 만에 영광을 내줬다.

400m 계주에서도 볼트가 뛴 자메이카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미국이 작성한 37초40을 0.30초 단축했다.

볼트는 장기를 보인 곡선주로에서 멀찌감치 치고 나와 자메이카의 우승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땅에서 시작해 공중에서 환희를 맛보는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지존 옐레나 이신바예바(26.러시아)가 5m5로 세계기록을 1㎝ 경신했다.

경쟁자가 없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한 그는 3차 시기 만에 극적으로 5m5를 넘어 타고난 스타성을 뽐냈다.

24번째 세계신기록으로 2연패에 성공한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5m15를 넘어보겠다고 공언했다.

에티오피아의 남녀 장거리 지존 케네니사 베켈레(26)와 티루네시 디바바(23)는 각각 5,000m와 10,000m에서 2관왕에 오르며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서 미루츠 이프터(에티오피아) 이후 28년 만에 양 종목을 석권한 선수들로 기록됐다.

그 밖에 사무엘 완지루(22.케냐)가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6분32초로 우승, 1984년 LA 올림픽에서 카를로스 로페스(포르투갈)가 작성한 올림픽 기록(2시간9분21초)을 무려 3분 가까이 앞당기고 24년 만에 올림픽 기록을 갈아 치우는 등 육상에서 올림픽기록만 17개가 새로 작성됐다.

베이징항공항천대학 역도장에서는 안드레이 아람나우(벨로루시)와 장미란이 빛났다.

남자 105㎏급에 출전한 아람나우는 인상 200㎏, 용상 236㎏ 등 합계 436㎏를 들어 올려 세계기록을 3개 작성했다.

75㎏ 이상급에 출전한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은 인상 140㎏, 용상 186㎏, 합계 326㎏ 등 인상에서 1번, 용상과 합계에서 각각 두 번 등 세계신기록을 5개나 작성했다.

사이클 트랙 단체추발에서는 영국 남자대표팀이 예선과 결선에서 각각 3분55초202, 3분55초314로 연거푸 세계기록을 새로 썼다.

◇물

단일대회 사상 첫 8관왕에 오르고 역대 하계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14개)가 된 펠프스는 세계기록도 7개나 작성했다.

개인혼영 400m(4분03초84)에서 첫 금메달을 딴 그는 계영 400m(3분08초24), 자유형 200m(1분42초96), 접영 200m(1분52초03), 계영 800m(6분58초56), 개인혼형 200m(1분54초23), 혼계영 400m(3분29초34) 등 금메달을 딴 종목 중 접영 100m만 빼놓고 죄다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베이징에 입국할 때 공항에 진을 친 수많은 언론과 팬을 피해 몰래 입국해 관심을 모았던 펠프스는 워터큐브에서 더 큰 화제를 만들어내며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미국의 대선배 마크 스피츠의 7관왕을 넘어 8관왕이라는 새 역사를 창조했다.

수려한 외모로 인기를 모은 스테파니 라이스(20.호주)도 여자 혼영 400m(4분29초45), 혼영 200m(2분08초45), 계영 800m(7분44초31)에서 세계신기록과 함께 3관왕을 달성, '여자 펠프스'로 불렸다.

일본의 수영영웅 기타지마 고스케(26)는 평영 100m에서 세계기록(58초91)을 세우는 등 평영 200m까지 석권,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사상 첫 2회 연속 2관왕에 올라 일본에서 최고의 국민에게 준다는 '국민영예상'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수영에서 세계신기록 10개를 작성했고 호주가 6개로 뒤를 이어 강국의 입지를 공고히했다.

올림픽기록은 41개가 쏟아져 신기록 생산 공장으로서 워터큐브의 명성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베이징=연합뉴스)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