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이렇게 고생했는데 그냥 갈 수 없다'는 다짐으로 동메달을 딸 수 있었습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다시 연출한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억울하게 패한 노르웨이와 준결승전 이후 지옥 훈련 기억을 떠올렸다.

금메달은 물 건너갔어도 그동안 고생한 것이 있기 때문에 그냥 물러날 수 없다는 다짐을 했고 23일 헝가리와 3-4위 결정전에서 결국 승리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핸드볼 최고참인 오성옥(36.히포방크)과 오영란(36.벽산건설)은 24일 오전 중국 베이징 시내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든 훈련을 했는데 '이런 고생이 헛되면 안된다, 즐거운 마음으로 시상대에 올라가자'는 마음으로 뛰었다"고 전했다.

오성옥은 "노르웨이와 준결승이 끝나고 '우리는 지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3-4위전을 준비했다.

3위와 4위는 천지차이다.

동메달이라도 꼭 따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이 둘은 대표팀에서 은퇴할 계획. 이제 후배들에게 자리를 넘겨줘야 한다.

오성옥은 "소속팀과 1년간 계약이 남았다.

그 기간이 지나면 선수 생활도 마무리할 것"이라며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나는 1달 반 훈련을 했지만 후배들은 3개월을 했다.

열심히 했더니 영광스러운 날이 온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 느낌을 갖고 준비를 잘하면 런던에서 멋진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

오영란도 "이제 소속팀에서 열심히 해야 한다"며 대표 은퇴를 밝힌 뒤 "후배들이 기량이 부족하지 않지만 조금 더 열심히 해서 우리가 못 이룬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줬으면 한다.

한국 여자핸드볼이 지금까지 이뤄놓은 것을 후배들이 끝까지 지켜야 한다"고 거들었다.

올림픽 때만 관심이 집중되는 대표적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 현실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았다.

오성옥은 "우리 핸드볼은 올림픽이 끝나면 인기가 사그라지고 기업에서도 팀을 창단한다는 얘기를 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없었던 일이 된다.

지금 받고 있는 관심이 꾸준히 이어져 후배들이 몸으로 느끼며 운동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이 절실하다"고 했다.

대표팀 14명 가운데 아이가 있는 선수는 이들 둘 뿐이다.

다른 선수에 비해 빨리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다.

오영란은 "시댁에 21개월 된 서희를 맡기고 왔다.

시어머니께서 엄마가 TV에 나오니까 서희가 TV를 껴안았다고 하시더라. 서른 다섯에 아이를 낳아 더 예쁘고 그립다"고 했고, 오성옥은 "아들 승구는 12살이다.

다 컸고 엄마가 큰 일을 하러 간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사랑을 못 준 것은 미안하고 이제 엄마로 돌아가서 가정에 충실해지려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min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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