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면 일단 휴가부터 가고 싶어요. 2012년 런던 올림픽 도전은 불가능할 것 같고 지금은 생각하기도 싫어요"

여자탁구 간판인 `주부 선수' 김경아(31.대한항공)가 21일 베이징대 체육관에서 진행된 단식 16강에서 중국계 선수 왕천(미국)에게 풀세트 접전 끝에 3-4로 덜미를 잡혀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서른 살을 넘은 적지 않은 나이지만 그의 이번 대회 도전은 후회가 없다.

단식 16강에서 탈락해 수비수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동메달을 땄던 2004년 아테네에 이어 2회 연속 단식 메달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단체전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고 귀향할 수 있어서다.

이번 대회가 그에게는 사실상 올림픽으로는 고별 무대다.

그는 "아테네 대회가 끝나고 다시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 지 의문이 많았지만 베이징까지 왔다"면서 "운동은 계속 하겠지만 국가대표를 어떻게 할지는 잘 모르겠다. 더더욱 런던 올림픽은 너무 멀고 참가는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선 "왕천이 단체전과 다르게 공세적으로 나왔다. 첫 세트를 잡지 못한 게 아쉽다. 또 세트 스코어 3-2로 앞선 6세트 3-2 리드를 안고도 끊지 못했다. 7세트까지 가면서 지구전과 체력 싸움에서 밀렸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그는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점지한다고 할 만큼 어렵기 때문에 한 달 여를 준비하고 기대한다는 건 `도둑놈 심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정화 코치가 온 뒤 열심히 준비했고 결국 동메달을 땄다. 부족한 준비에 비하면 값진 메달이고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림픽 준비 과정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귀국하면 휴가부터 가려고 한다"면서 "남편은 선수 생활과 관련해 내 결정을 전적으로 따라주지만 너무 오래 떨어져 있어 불평도 조금 있는 것 같다. 아이는 내년 정도 가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