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베이징올림픽에서 '아테네 한풀이'에 나섰던 양태영(28.포스코건설)이 아쉽게 허리 부상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체조대표팀 맏형 양태영은 19일 베이징 국가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평행봉 결선에서 15.650점을 얻어 7위에 오른 것으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단체전 5위, 6종목을 다 뛰는 개인종합에서는 8위.
2004 아테네올림픽 개인종합에서 오심 탓에 금메달을 빼앗기고 동메달에 머문 한을 풀기 위해 4년 간 절치부심했던 성과치고는 아쉬움이 많을 법도 했다.

하필 대회를 코 앞에 두고 허리가 아파 양태영은 1주 이상 훈련을 쉬다 지난 1일 베이징 도착과 함께 기구를 다시 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회직전까지 컨디션을 100% 끌어 올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단체전 메달 입상을 위해 후배 5명과 태릉선수촌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냈던 그는 지난 12일 단체전 결승 때 허리 통증으로 링, 도마, 마루운동에서 착지에서 실수를 범했다.

허리가 아파 착지할 때 온 몸에 가해지는 하중을 이겨내지 못했던 탓이다.

동메달은 무난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거듭된 실수 탓에 대표팀은 5위로 밀려났다.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

개인종합에서는 마지막 종목 안마에서 실수로 땅을 쳤다.

다섯 종목까지 2위를 달려 아테네에서 오심에 뺏긴 메달을 이번에는 제대로 된 실력으로 되찾는 듯 했으나 안마 연기 중 연결동작에서 실수를 쏟아냈고 결국 8위까지 추락했다.

이날 평행봉에서는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이장형 대표팀 코치는 "아마 태영이 전까지 연기를 펼친 선수들의 점수가 그리 높지 않아 잘 하고 싶은 마음에 욕심을 부린 것 같다.

그러나 물구나무 동작에서 연결동작에서 실수가 나와 감점이 많이 됐다"고 평했다.

예선에서 16.100점을 받았던 양태영은 결승에서는 정작 그보다 0.500점이나 못 받았다.

안타깝게 빈손으로 돌아가게 된 양태영은 "잘해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후회도, 아쉬움도 많이 남지만 다 잊고 새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단체전 결승에서 내가 실수로 점수를 많이 까먹어 메달을 못 딴 게 가장 아쉽다.

아내(김혜정씨)가 많이 응원해줬는데 기대에 못 미쳐 미안하게 생각한다.

당분간은 학업 등 그동안 하지 못하고 미뤄왔던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은퇴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듯 했다.

양태영은 서른을 앞둔 지금도 6개 종목을 다 뛰는 개인종합을 "체력이 닿을 때까지 계속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염두에 둔 듯한 말이었다.

한충식 대한체조협회 강화위원장도 "양태영의 정신력이 지금처럼 좋다면 체력은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한국 체조의 간판으로 활약해 주기를 기대했다.

(베이징=연합뉴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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