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주전 경쟁을 뚫어라'

2008-2009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개막을 앞둔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이영표(31.토트넘), 설기현(29.풀럼), 김두현(26.웨스트브로미치.이하 웨스트브롬) 등 태극전사 4인방의 화두는 역시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지난 시즌 태극전사들의 성적표는 한 마디로 '안타까움'이었다.

'산소탱크' 박지성은 지난해 5월 무릎 수술을 받은 뒤 긴 재활의 시간을 거쳐 그해 연말 복귀, 리그 중반부터 18경기(정규리그 12경기)에 나서 2골 1도움의 활약을 펼쳤다.

박지성이 악재를 딛고 소속팀의 정규리그 2연패에 앞장선 반면 설기현과 이영표, 이동국은 주전 경쟁에서 뒤처져 결장을 거듭해야만 했고, 이동국은 끝내 K-리그로 복귀했다.

새 시즌이 밝았지만 태극전사들의 기상도는 박지성과 김두현을 빼곤 여전히 '잔뜩 구름'인 상태다
김두현이 프리시즌 경기에서 두 골을 뽑아내는 활약을 펼쳤지만 설기현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영표는 친정인 에인트호벤(네덜란드)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어 언제 잉글랜드 무대를 떠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박지성 = 프리미어리그에서 네 시즌째를 맞는 박지성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3차 예선을 치르는 동안 얻은 무릎 통증의 재활이 마무리 단계에 있어 17일(한국시간) 자정 치러지는 뉴캐슬과 시즌 개막전 출전이 어렵게 됐다.

하지만 박지성은 2008 베이징올림픽 와일드카드에서 빠지면서 충분히 쉴 시간을 가진 게 보약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 발목 수술을 받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0월까지 결장할 것으로 예상돼 박지성의 팀 내 역할은 더 커졌다.

지난 시즌과 비교할 때 큰 부상 없이 리그를 시작하게 된 만큼 프리미어리그 첫 데뷔 시즌에 45경기(2골7도움)를 거침없이 내달렸던 '강철 체력'을 또 한번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지난 세 시즌을 치르며 총 83경기에 나섰던 박지성은 17경기만 더 나서면 맨유 입단 이후 100경기 출전의 영광도 맛보게 된다.

◇김두현 = 프리시즌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김두현은 리그 개막을 앞두고 중앙 미드필더로 팀내 위상을 확실히 잡았다는 평가다.

이제 필요한 것은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일찍 터트리는 것이다.

김두현 역시 베이징올림픽 와일드카드에서 제외돼 팀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열 차례 프리시즌 경기 중 일곱 번이나 그라운드에 나설 만큼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얻었다.

16일 오후 8시 45분 아스널과 개막전에서 어떤 활약을 펼쳐 보이느냐가 향후 팀 내 주전경쟁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설기현 = 측면 공격수로 뛰었던 설기현은 이번 시즌 전방 투톱으로 보직 변경이 예상된다.

설기현은 프리시즌을 치르면서 2도움을 기록,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지만 공격수의 주요 업무인 '골'이 없는 게 아쉬운 대목이다.

이 때문에 로이 호지슨 감독은 프리시즌을 치르며 설기현을 전방 스트라이커로 배치해 가능성을 실험했고, "측면보다 스트라이커가 더 적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뀐 보직에 빨리 적응해 골로 화답해야 하는 게 설기현의 생존 공식이다.

◇이영표 = 지난 시즌 주전경쟁에서 밀렸던 이영표는 에인트호벤 이적설이 끊이지 않는 만큼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활약 여부를 점치기 어렵다.

다만 오른쪽 풀백을 보던 파스칼 심봉다가 선덜랜드로 이적하면서 팀 내 수비라인에 공백이 생긴 게 변수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