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개막하는 2008 베이징올림픽 출전 선수 중에는 장애와 질병을 극복하고 당당히 경쟁에 나서는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유난히 많다.

프랑스 사격 대표팀의 베로니크 지라르데(43)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

2살 때 한쪽 눈 시력을 잃었지만 16살이 되던 해 클레이 사격에 입문한 지라르데는 클레이 피전 사격으로 4차례나 세계 챔피언을 차지했다.

그는 7년 전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올림픽 정식 종목인 스키트로 말을 갈아탔고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부친의 권유로 사격에 눈을 뜬 지라르데는 "사격은 시력보다는 정신집중의 문제"라며 금빛 과녁을 그려내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여자 마라톤 수영 10㎞에 도전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나탈리 뒤 투아(24)는 7년 전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지만 수영으로 장애를 극복했다.

2002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영연방대회 자유형 800m에서 비장애인과 겨뤄 결승에 오르며 6관왕의 이안 소프를 제치고 최우수선수 영예를 차지한 투아는 4년 전 아테네에서는 패럴림픽에 출전해 5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정상적인 발차기가 불가능해 짧은 거리에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뒤 투아는 지난 5월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오픈워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에서 2시간02분07초8로 4위에 오르며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 마라톤 수영이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이 뒤 투아에게는 메달 가능성까지 높여줬다.

뒤 투아는 20일 오전 순이 올림픽수상공원의 인공호수에서 열리는 여자 마라톤 수영 10㎞에서 메달 도전에 나선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극복하고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선수도 있다.

미국 수영 대표팀의 에릭 섄토(24)는 지난달 초 미국 수영대표 선발전 직전 고환암 진단을 받았지만 평영 200m에서 출전권을 확보했다.

수술을 미루고 올림픽 출전을 선택한 섄토는 6일 낮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미국 수영대표팀의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마이클 펠프스나 다라 토레스 등 유명한 스타들이 함께 자리했지만 섄토는 발디딜 틈 없이 회견장을 메운 500여명의 취재진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섄토는 14일 오전 열리는 남자 평영 200m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섄토는 20일께 미국으로 돌아가 일주일 후에는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아테네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은메달리스트 키스 스마트(30.미국)은 지난 3월 혈액의 혈소판이 줄어드는 희소병인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ITP)'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말을 듣기도 했던 스마트는 두 달간 병원에 입원해 집중적으로 약물 치료를 받은 끝에 결국 베이징 입성에 성공했다.

2년 전 부친이 세상을 떠나고 지난 5월에는 암 투병 중이던 어머니마저 잃은 스마트는 유력한 메달 후보 답게 "이제는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됐고 긴장하지 않는다"고 여유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