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11시 베이징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자국 국가를 연주케 할 사격여왕은 누가 될 것인가.

올림픽 전 종목 통틀어 첫 금메달이 나오는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의 군웅 할거를 연상케 한다.

어느 전문가도 쉽게 우열을 가리기 힘든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것이다.

전문가들이 꼽는 이 종목 5강 중 첫 손에 꼽히는 이는 역시 이 종목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중국의 두리(27)다.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이기도 한 그는 올림픽 금메달로 스포츠 스타의 반열에 올라섰음에도 동요없이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사격 '왕중왕전'인 월드컵 파이널에서 2004~2007년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작년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우승했다.

그러나 다른 종목과 달리 열렬한 응원이 경기에 자주 악영향을 미치곤 하는 종목의 특성상 홈에서 나서는 것이 그에게 오히려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올림픽 경기장인 베이징사격관에서 열린 프레올림픽에서 3위에 그친 것도 걸리는 대목이다.

그를 견제할 대항마로는 체코의 카트리나 에몬스(25)가 첫손에 꼽힌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고 2006년 세계선수권에서 2위에 오르는 등 항상 두리에 한발 밀려 있었지만 올해 4월 베이징 프레올림픽에서는 세계기록에 0.1점 뒤지는 기록(결선합계 504.9점)으로 502.2점의 두리를 멀찌감치 제치고 우승했다.

남편인 미국의 사격대표 매튜 에몬스와 더불어 부부 금메달리스트 를 노리고 있다.

그리고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던 독일의 쇼냐 파일쉬프터(37)도 절치부심 이번 대회를 준비해왔다.

공기소총과 50m 소총 3자세에서 두루 정상권에 서 있는 그는 1998년 세계선수권에서 두 종목을 재패하는 등 10여년간 국제대회에서 수십차례 우승했지만 앞서 두 번의 올림픽에서는 두 종목 공히 4~6위권에 머물렀다.

마지막 올림픽이 될지 모르는 이번 대회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외에 러시아의 노장 리우보프 갈키나(35)도 우승후보군에서 빠지지 않는다.

역시 공기소총과 화약소총에 모두 능한 그는 아테네올림픽 10m소총에서 두리에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지만 50m 소총 3자세에서 보기 좋게 우승한 바 있다.

화약소총 경력이 더 화려하지만 올해 유럽선수권 공기소총에서 정상에 서며 공기소총에서도 정상급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 외에 이번에 세번째로 올림픽에 나서는 중국의 자오잉후이(27)는 지긋지긋한 2인자 자리를 벗어나겠다는 각오다.

2005~2007년 매년 한차례씩 세차례 월드컵에서 우승한 그가 미디어의 집중적 조명과 타 선수들의 견제를 받는 자국의 동료 두리에 비해 심적으로는 좋은 조건에서 경기에 나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한국의 김찬미(19)와 김여울(21)은 이들에 비해 경력에서 일천하지만 한발의 실수가 모든 것을 가르는 이 종목의 특성상 언제든지 우승권을 위협할 만한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베이징=연합뉴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