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호가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행해 첫 걸음을 뗀다.

한국은 7일 오후 8시45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카메룬과 2008 베이징올림픽 조별리그 D조 첫 경기를 치른다.

카메룬은 시드니 올림픽 우승국인 강호이지만 태극전사들은 메달 획득의 1차 목표인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카메룬 잡기에 다걸기를 한 상황이다.

첫 판부터 삐걱거리면 8강 진출조차 물건너갈 공산이 크다.

2차전 상대는 조 1위가 유력한 이탈리아다.

친황다오는 낮에는 찜통더위가 맹위를 떨치지만 경기를 치를 저녁 무렵에는 비교적 선선해져 대표팀이 그 동안 준비한 대로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게 된 점은 다행이다.

박성화호의 운명을 가를 카메룬전 관전포인트.

◇아프리카 상대 무패행진 이어갈까

6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한국이 첫 판에서 승리한 것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가 마지막이다.

더구나 이번 상대는 시드니 대회 챔피언이다.

하지만 역대 아프리카 팀과 상대 전적을 보면 주눅 들지 않고 싸워 볼 만하다.

한국축구는 올림픽에서 '검은 대륙'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1948년 런던 대회를 통해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은 한국은 아프리카 팀과 모두 네 차례 격돌했다.

성적은 2승2무.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모로코를 만나 정재권의 골로 1-1 무승부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는 역시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가나와 싸워 윤정환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2차전에서 다시 모로코와 맞부딪쳐 이천수의 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말리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먼저 세 골을 내준 뒤 조재진의 헤딩골 두 방과 상대 자책골을 엮어 가까스로 3-3 무승부를 만들며 1승2무로 8강까지 올랐다.

◇터질듯 터질듯 박주영, 이번에는

주전 골잡이 박주영(서울)도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아프리카에 강했다.

박주영은 기대주로 한창 주목받을 때인 2005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친선대회 알제리와 준결승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같은 해 6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나이지리아와 2차전에서 동점골로 2-1 역전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독일월드컵을 앞둔 2006년 3월에는 앙골라와 A매치에서 결승골을 뽑아 1-0 승리를 안겼다.

박성화 감독은 박주영이 최근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몸 상태나 경기력도 좋고 슈팅 감각도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고비를 넘겨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는 한방 터트려 줄 것이라 믿고 있다.

직접 해결하는 것보다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선수로 역할을 조정해 득점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생각이지만 골잡이로서 그의 재능에 대한 기대도 여전하다.

전담 키커의 임무를 맡겨 프리킥 특별훈련까지 시키며 박주영의 부활을 위해 준비해 왔다.

공격수 이근호(대구), 신영록(수원)이 상승세인데다 박주영의 득점포까지 가세하면 박성화호의 메달 도전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와일드카드 재미볼까

올림픽 남자축구에서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프로 소속 선수들에게 문호를 완전히 개방하는 대신 출전 선수의 연령을 23세 이하로 제한했다.

하지만 다음 대회인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축구팬의 관심 제고와 흥행을 고려해 팀당 24세 이상 선수 3명까지 와일드카드로 출전할 수 있게 했다.

박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풀백 김동진(26.제니트)과 미드필더 김정우(26.성남) 두 명을 뽑았다.

김동진과 김정우는 아테네올림픽 8강 멤버다.

현 대표팀 중 2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 선수는 둘 뿐이다.

게다가 아테네 대회 때 김동진은 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2-2 무승부), 김정우는 멕시코와 2차전(1-0 승) 에서 골 맛까지 보면서 8강행의 밑거름이 됐다.

김동진과 김정우는 팀의 맏형이 돼 다시 올림픽에 참가한다.

김동진은 포백 수비라인을 이끌어야 하고 김정우는 막내 기성용(19.서울)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춰야 한다.

역대 종합대회에서 와일드카드가 기대만큼 팀에 큰 힘이 돼주지 못했다는 지적 때문인지 김동진과 김정우는 "보탬이 되겠다"며 한 목소리를 내왔다.

어느 대회든 첫 판이 가장 어렵다.

현지 분위기 적응이나 부담감 때문에 전력 외 변수가 많다.

김동진, 김정우의 기량과 경험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친황다오=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