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J-리그 적응에 실패하고 K-리그에 복귀한 최성국(성남)이 일본 심장부 도쿄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최성국은 2일 오후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한일 프로축구 올스타전 J-리그 올스타 팀과 '조모컵 2008'에 선발 출전해 전반 37분 선제골을 넣은 뒤 후반 15분에는 에두(수원)의 추가골까지 도와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최성국으로서는 MVP 상금 100만엔(약 940만원)과 벤츠 승용차를 선물로 받아 기쁘기도 했지만 2005년 일본 프로 무대에서 뛰었던 잊고 싶은 기억에 감회가 새로울 수 밖에 없었다.

2005년 초 가시와 레이솔에 6개월 간 임대됐다 출전 기회조차 변변히 얻지 못하고 쓸쓸히 되돌아왔던 경험 때문이다.

가시와 소속으로 J리그 8경기, 컵대회 4경기 등 총 12경기에 출장했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한 채 K-리그로 유턴한 최성국은 복귀 당시 "시간이 너무 짧아 보여준 게 하나도 없다.

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회가 된다면 J-리그 무대에 다시 서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펼쳐 보이겠다"는 의지를 전한 바 있다.

최성국은 결국 J-리그에 재진출하진 않았지만 이날 J-리그행에 대한 아쉬움을 이날 깨끗이 날려버린 셈이 됐다.

172㎝로 '리틀 마라도나'라는 별명을 지닌 최성국의 이번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좌.우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최성국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선제골 기회를 얻어낸 뒤 첫 골까지 뽑아냈다.

전반 37분 최성국은 아크 오른쪽에서 김남일의 반칙으로 프리킥을 얻어 냈다.

두두가 프리킥 기회에서 직접 슛을 날렸지만 상대 골키퍼의 손을 거쳐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온 볼을 문전 앞에 대기하던 최성국이 오른발 발리 슛으로 강하게 차 넣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최성국의 활약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K-리그 올스타 팀이 2-0으로 앞서던 후반 15분 상대 수비진이 달라붙지 않았던 에두에게 정확한 패스를 찔러주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을 돕는 역할도 해냈다.

최성국은 경기 MVP에 선정된 뒤 단상에 서서 "운이 따랐고 선수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싶다"면서 "훌륭한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이 자리에 서게 돼 기쁘다"면서 "오늘 경기를 통해 한일 양국 관계가 발전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