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진출은 당분간 생각하지 않겠다"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방출통보를 받고 우여곡절 끝에 1년간 임대선수 신분으로 K-리그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천수(27)가 정규리그 우승에 대한 강한 욕심을 드러냈다.

이천수는 30일 경기도 화성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단 상견례를 마치고 난 뒤 "예전부터 수원 유니폼을 입는 것을 상상했었다.

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꿈도 많이 꿨다"며 "이제 상상이 현실이 된 만큼 수원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오전 메디컬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한 이천수는 "솔직히 잘 하는 팀에 와서 부담도 된다.

하지만 그것이 나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꼭 우승하겠다.

그래야 구단도 '이천수 영입이 잘 된 것'이란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무대에서 두 차례나 실패한 것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유럽에서 성공하고 싶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며 "이제 아쉬움은 뒤로 하고 수원에서 2005년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2003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에 진출했던 이천수는 이듬해 누만시아로 임대된 뒤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한 채 2005년 친정팀 울산에 복귀한 뒤 맹활약을 펼치며 그해 K-리그 MVP를 차지했었다.

이천수는 "2005년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었다.

좋은 생각만 하고 있고 정규리그가 끝났을 때 유럽에서 실패하고 돌아왔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유럽 재진출 문제에 대해 "1년 동안 수원에서 뛰어야 하는 만큼 유럽 무대 진출은 당분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1년 뒤 잘했으면 수원에 계속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른 팀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이천수는 이어 "개인적으로 자신이 있다.

특히 아버지처럼 생각하고 있는 차범근 감독이 도와주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수원에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발목 수술을 받으면서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우려에 대해선 "생각보다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고 수술까지 해서 빨리 경기 감각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모든 게 나의 노력에 달렸다.

골도 넣고 도움도 주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천수는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 "100대0 상황에서도 101번째 골을 넣고 싶다.

내 축구인생이 거기에 있다"며 "첫 번째 목표는 수원의 우승이다.

그 다음이 동료와 융합과 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등번호 28번을 받은 이천수는 발목 재활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며, 빠르면 내달 23일 경남FC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를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