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빠진 야구는 이번 베이징올림픽이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금메달을 향한 본선 진출 8개국의 열의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각 대륙별 예선을 통해 미국, 쿠바, 네덜란드, 일본이 본선에 직행했고 개최국 중국은 자동출전한다.

한국과 대만, 캐나다는 지난 3월 대륙별 최종예선에서 마지막 티켓을 잡았다.

중국에서 올림픽이 열려 아시아에서만 4개국이 출전하는 게 이채롭다.

금메달의 향방은 미국, 쿠바, 일본 그리고 한국의 4룡(龍) 싸움에서 좌우된다.

야구가 처음으로 채택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네 차례 열리는 동안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빼곤 세 차례나 우승한 쿠바는 아마추어 최강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를 원한다.

미국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주축이나 야구 종가의 명예를 살려 8년 만에 정상 탈환에 나선다.

선수들의 경력이나 기량에서 미국과 쿠바에 전혀 뒤질 게 없는 일본은 금메달 이외 다른 생각은 안 하는 듯 하다.

일본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 바르셀로나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14일 최종 명단(24명)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 체제에 나선 한국은 '동메달 이상'을 목표로 내걸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일단 예선 풀리그를 통과한 뒤 메달에 도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는데 단판 승부에서 운이 따른다면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도 있다.

전원 자국 리그 선수들로 구성된 쿠바는 투타에서 화끈함이 돋보인다.

월드컵에서 25차례나 우승하는 등 절대강자로 군림해왔다.

여러 선수가 정치적 망명을 통해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했지만 2년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멤버인 요안드리 갈로보, 율리에스키 구리엘(이상 내야수), 오스마니스 우루티아(외야수), 에이스 페드로 루이스 라소 등이 건재하다.

지난해 월드컵 결승에서 미국에 3-6으로 패하는 등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우승 0순위 후보임에는 틀림없다.

트리플A 선수가 주축을 이룰 미국과 메이저리그 출신 베테랑과 마이너리거를 적절히 섞은 캐나다는 파워를 앞세운 공격 야구로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별 예선에서 쿠바를 누르고 1위로 본선 티켓을 손에 넣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고 투타 전력이 탄탄한 캐나다도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하는 등 만만치 않다.

일본은 자국리그 최고 투수들을 끌어 모아 금메달을 꿈꾼다.

명투수 출신인 호시노 센이치 감독은 다르빗슈 유(니혼햄), 가와카미 겐신(주니치) 등 선발진과 우에하라 고지(요미우리), 후지카와 규지(한신), 이와세 히토키(주니치) 등 막강 불펜진을 동원, 짠물 야구로 베이징의 별이 될 태세다.

한국과 팀 컬러는 비슷한데 확실한 찬스에서 점수를 내고 이후 상대 마운드를 틀어 막는 철저한 '스몰볼'이 장기다.

김광현(SK) 류현진(한화) 봉중근(LG) 등 좌완 선발 3인방을 앞세운 한국은 타선에서도 이승엽(요미우리)의 한 방을 기대하는 등 왼손잡이 어깨에 모든 것을 걸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과 최종예선을 거치면서 세대교체를 단행한 대표팀은 김경문식 발야구와 좌완 영건의 투구가 국네무대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본선에서 결실을 맺겠다는 각오다.

대회는 예선 성적으로 1~4위를 가리고 1-4위, 2-3위가 대결해 결승 진출팀을 정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최소 4승 이상을 올려야 예선을 통과할 전망인데 한국은 중국, 네덜란드, 대만, 캐나다는 무조건 잡고 미국, 쿠바, 일본 등 세 팀 중 한 팀에 이긴다면 성공작이다.

초대 WBC 결승에서 맞붙었던 일본-쿠바의 리턴매치, 아메리카대륙 예선 1,2위 미국과 쿠바의 한판 승부, 독도 영유권 문제로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영원한 라이벌전 등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빅매치가 준비돼 있다.

양안(兩岸) 관계가 해빙무드를 타고 있는 요즘,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과 대만의 국가대표간 역사적인 일전도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