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우승 위해 날렵함·유연성 키우기
10kg감량…달라진 스윙·클럽은 아직 적응중

최경주(37·나이키골프)의 성적이 신통치 않다.

올시즌 1승을 올린 선수한테 무슨 말이냐는 소리를 할 수도 있지만,4∼6월 성적을 보면 실망스럽다.

올해 미국PGA투어 14개 대회에 출전해 네 번이나 커트탈락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커트탈락 대회(3개)보다 오히려 많다.

4월 초 이후 근 3개월 동안은 언더파와 60타대 스코어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우승했던 메모리얼토너먼트와 AT&T내셔널에서는 각 53위,49위로 영 체면이 안서는 성적을 내고 말았다.

'골프가 그럴 수도 있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그의 체중 감량에서 원인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왜 체중 감량하나

최경주는 지난해 8월 함께 해왔던 체력 트레이너 데이비드 다비셔와 결별하고,댈러스에 거주하는 한국인 신용하 박사(척추 전문)와 함께 체력훈련을 해오고 있다.

과체중에다 체지방이 많다고 느껴왔던 최경주는 '큰 대회에서 잘 하기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신 박사와 함께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돌입했다.

다음 목표인 메이저대회 우승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첫 단계로 날렵한 몸 만들기에 나섰다고 한다.

먼저 몸의 지방을 빼기 위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고단백 식품과 야채 위주로 식단을 짰다.

고기는 닭가슴살 등 기름기 없는 것만 먹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95㎏ 안팎이던 체중이 지금은 85㎏ 정도로 가벼워졌다.

체중이 줄어들면서 배 등의 군살이 없어지고,몸이 가뿐해졌음은 물론이다.

육중한 이미지에서 '날렵한' 모습으로 바뀐 것.최근 대회에 출전한 그의 사진(오른쪽)을 보아도 지난해에 비해 홀쭉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요즘엔 유연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있다.

◆체중 감량으로 무엇이 달라졌나

몸의 군살이 없어지면서 상체 회전이 더 잘 됐다.

백스윙 때 종전엔 상체가 90도 회전했다면,지금은 100도가량 돌아간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까지 쓰지 않던 근육까지도 사용하게 됐다.

몸은 가벼워졌으나 상체 회전이 더 되니까 스윙 파워는 지난해와 변함이 없다.

오히려 거리가 더 날 때도 있다고 한다.

◆아직은 더 적응해야

상체 회전을 더하면서도 군동작이 없는 컴팩트한 스윙이 아직 몸에 완전히 배지 않았다.

달라진 스윙에 따라 클럽 스펙도 바꾸었다.

새 클럽에 대한 적응도 아직 덜 됐다.

최경주의 로드 매니저 임만성씨는 "나이키 측에 샤프트를 종전보다 더 강한 것으로 주문해 현재 시험 중"이라고 전한다.

요컨대 다이어트를 통해 몸·스윙·클럽이 한꺼번에 달라지면서 아직 그에 100%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본인이나 주위사람들의 풀이다.

최경주는 "몸이나 스윙이 점점 원하는 대로 변하고 있다. 곧 이전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낸다.

최경주는 이번주 휴식을 취한 뒤 다음 주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