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첫 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거둔 박인비는 10세때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했고 중1이던 13세때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골프를 익혔다.

주니어시절 미국에서 9승을 올렸으며,다섯차례나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대표선수로 뽑혔다.

2002년에는 미국주니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그해 AJG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그 이듬해에는 미국여자아마추어골프대회에서 4강에 오르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박인비는 네바다대(UNLV)에 입학했으나 골프와 공부를 병행하기 힘들어 한 학기도 못마치고 중퇴,2006년 4월 프로 전향을 선언했다.

그해 퓨처스투어(2부투어)에서 상금랭킹 3위를 한 덕분에 미국LPGA투어 시드를 받았다.

투어 데뷔연도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이 대회전까지 여덟개 대회 연속 커트탈락하면서 골프를 그만 둘까도 생각했다고 한다.

다행히 2007US여자오픈에서 공동 4위를 한 것을 전환점으로 자신감을 찾기 시작했다.

올들어 이 대회전까지 다섯 차례나 톱10에 들며 우승을 노렸고,마침내 프로 첫승을 최고권위 대회에서 거두며 또 한명의 ‘한국 스타’ 탄생을 알렸다.

주니어·아마추어시절 미국골프협회가 주관하는 대회에 많이 출전해서 그런지,까다롭게 코스를 셋업한 이번 대회에서도 편안하게 임할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아버지 박건규(46)씨와 미국에서 뒷바라지해주는 어머니 김성자(45)씨의 2녀중 맏딸.스폰서가 없어 전면에 ‘LPGA’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다닌다.

유일한 취미는 한국드라마를 보는 것.

퍼트와 벙커샷에 자신이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표정변화가 없는 것이 강점이다.

동갑내기인 교포 안젤라 박,오지영,김인경 등과 친하게 지낸다.

지난주 공동 6위를 차지한 웨그먼스LPGA대회때는 마지막날 18번홀에서 친 드라이버샷이 여성 갤러리를 맞혀 이가 두 개 부러지는 사고도 있었다.

김성자씨는 “병원에 찾아간 것은 물론이고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 깃발에 사인을 해서 주겠다’고 약속까지 했다”며 “그 사건이 이번 대회 우승의 액땜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았다.

/에디나(미 미네소타주)=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