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야구 대표선수를 선발중인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그동안의 공식 발표와 달리 대폭 수정된 1차 엔트리를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에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5일 대한야구협회(KBA)와 KBO에 따르면 이달 초 국제야구연맹(IBAF)의 요구에 따라 1차 엔트리 60명을 새로 작성해 지난 15일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통해 BOCOG에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KBO는 지난 3월 예비 후보 명단 100여 명을 작성한 뒤 4월28일 2차 후보 66명, 5월26일 3차 후보 46명을 잇따라 발표했지만 IBAF가 요구한 공식 1차 엔트리 60명에 대해선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후보 선정 작업을 주도한 KBO 기술위가 올림픽 엔트리와 동떨어진 숫자를 발표한 것은 야구협회와 제대로 협의하지 않은 탓에 IBAF의 국제대회 '기술/조직규범' 내용을 숙지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IBAF는 올림픽 참가국은 우선 1차 엔트리 60명을 제출한 뒤 이 중에서 최종 24명을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메달 경쟁국인 일본과 대만은 5월 말 일찌감치 60명을 제출한 뒤 언론에도 공개했지만 한국은 엉뚱한 숫자인 46명을 발표했다.

46명 발표 이후 뒤늦게 IBAF로부터 `60명 명단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받은 KBO는 급박하게 기술위를 다시 열고 인원을 추가한 뒤 엔트리를 제출했지만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동균 KBO 기술위원장은 "46명까지 줄여서 발표해놓고 다시 60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하기가 어려워 (60명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KBO 기술위는 1차 엔트리를 다시 60명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3차 명단까지 포함됐던 김병현을 제외했고 2차와 3차 후보에서는 없었던 이재우(두산), 성영훈(덕수고), 나주환(SK), 박석민(삼성), 이종범(KIA), 송지만(우리) 등 10명을 새로 포함시켰다.

해외파 중에서는 이승엽(요미우리)과 임창용(야쿠르트), 이병규(주니치), 추신수(클리블랜드) 등은 이름을 올려 올림픽 호에 승선할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박찬호(LA 다저스)는 공식 1차 엔트리에 들지 못해 베이징 멤버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KBO가 이처럼 혼선을 빚은 것은 국제대회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대한야구협회와 충분한 논의 없이 올림픽 준비 작업을 일방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야구인은 "국제 룰을 제대로 모르는 KBO가 지난해 12월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 `위장오더' 사건에 이어 연거푸 `갈팡질팡 행정'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 1차 엔트리 (60명)

▲투수(26명)

△우투수(14명)= 채병용(SK) 이재우 임태훈(이상 두산) 배영수 오승환 정현욱 윤성환(이상 삼성) 손민한 송승준(이상 롯데) 서재응 윤석민 한기주(이상 KIA) 황두성(우리) 성영훈(덕수고)
△좌투수(10명)= 김광현 정우람(이상 SK) 류현진(한화) 권혁(삼성) 봉중근(LG) 장원준 강영식(이상 롯데) 장원삼 마일영(이상 우리) 양현종(KIA)
△언더핸드(6명)= 조웅천 정대현 이영욱(이상 SK) 임창용(야쿠르트) 유동훈(KIA) 우규민(LG)

▲포수(4명)= 박경완(SK) 진갑용(삼성) 강민호(롯데) 조인성(LG)

▲내야수(13명)= 정근우 최정 나주환(이상 SK) 김동주 고영민(이상 두산) 이범호 김태균 김민재(이상 한화) 박진만 박석민(삼성) 조성환 이대호(이상 롯데) 이승엽(요미우리)

▲외야수(13명)= 박재홍 이진영(이상 SK) 이종욱 김현수(이상 두산) 박한이(삼성) 이대형(LG) 김주찬(롯데) 이용규 이종범(KIA) 이택근 송지만(우리) 이병규(주니치) 추신수(클리블랜드)



(서울연합뉴스) 이충원.장현구 기자 hungwon@yna.co.kr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