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치열한 포지션 경쟁으로 흔들림없는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시즌 절반에 가까운 61경기를 치른 현재 두산 야수진 가운데 꾸준히 출전 기회를 보장받는 것은 타선의 중심인 김동주.홍성흔과 부동의 톱타자 이종욱, 2루수 고영민 뿐이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야수들 가운데에는 붙박이 선발 출전이 없다.

포수 채상병은 LG로부터 트레이드된 최승환과 마스크를 나눠 쓰고 있고 유격수 자리는 김재호와 이대수 사이의 경합이 치열하다.

민병헌이 올해 갑작스럽게 난조를 보이면서 빈 우익수 자리는 올해 유재웅이 꿰차는 듯 했지만 최근에는 이성열이 나서고 있다.

이마저 김경문 감독이 이성열을 기용하겠다고 공언한 6월 이후 누가 주전 우익수를 꿰찰 지는 아무도 모른다.

1루수도 주전 쟁탈전이 심해 올해 선발로 나선 선수만 최준석, 정원석, 오재원, 안경현 등 4명에 이른다.

투수진 역시 마찬가지다.

`해외파' 김선우는 시즌 초반 부진 끝에 2군에서 1달이 넘게 몸을 추슬러야 했고 외국인 에이스 맷 랜들조차 최근 구위가 떨어지자 가차없이 2군행을 통보받았다.

두산이 올해 한 차례도 최상의 전력을 갖춰 경기에 나선 적이 없음에도 전체 2위에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은 선수들이 기회를 얻을 때마다 제 몫을 해낸다는 것.
이대수의 부상으로 유격수를 맡은 김재호는 공수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신인왕 후보로까지 떠올랐고 유재웅은 이성열에게 자리를 양보할 때까지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면서 노력을 보상받았다.

김경문 감독 역시 평소 `동등한 기회'를 강조하면서 선수들을 자극한다.

주전으로 나서는 선수들은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언제라도 주전으로 나설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데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셈.
김 감독은 "매일 경기에 나서는 김동주와 이종욱, 고영민에게도 끊임없이 자극을 준다"며 "선수는 주전 자리가 있을 때 잘 지켜야 한다.

선수가 위태로울 때 감독은 다른 선수를 준비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진규수 기자 nicemas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