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축구 대표팀이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다시 한번 이변을 일으킬까.

러시아는 11일(한국시간) D조 첫 상대 스페인과 대결에서 `히딩크 마법'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지난 대회 챔피언 그리스도 스웨덴을 상대로 2연패 목표를 향한 첫 발을 내딛는다.

◇스페인-러시아(11일 오전 1시.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 슈타디온)

러시아가 기적을 꿈꾸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유럽선수권대회에서 1996년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이끌고 8강에 올랐고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의 4강 신화를 창조했다.

2004 독일월드컵에선 호주를 사상 첫 본선 진출과 16강행을 지휘했고 러시아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유로2008 예선에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종가' 잉글랜드를 따돌리고 본선행 티켓을 얻었다.

러시아는 유로2008을 앞둔 세 차례 평가전을 모두 이겨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친다.

평균 26.1세로 젊은 선수가 주축인 러시아는 수비수 베레주츠키(CSKA 모스크바) 쌍둥이형제, 공격수 안드레이 아르샤빈(제니트)을 중심으로 개편, 조직력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위 스페인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러시아(24위)보다 한 수 위다.

간판 골잡이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널), 다비드 비야(발렌시아)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활약하는 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1950년 월드컵 4강 진출과 1964년 이 대회 우승을 제외하고는 그동안 내세울 만한 성적표를 내지 못했던 스페인은 스타들이 건재한 올해 만큼은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상대전적 4승3무2패로 앞선 스페인이 1971년 대회 예선 1-2 패배 후 6경기 연속 무패 행진 중이다.

◇그리스-스웨덴(11일 오전 3시45분.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발스 지젠하임 스타디움)

유로 2004에서 `그라운드 기적'을 일으키고 우승했던 그리스가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오토 레하겔 감독이 이끄는 그리스는 4년 전 이 대회 개막전에서 2-1로 꺾은 포르투갈을 결승에서 다시 만나 1-0으로 제압하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리스는 수비중심의 역습전술로 강팀을 만나서도 전혀 흔들림없이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2001년부터 그리스 지휘봉을 잡은 레하겔 감독은 뛰어난 지도력을 인정받아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에도 계속 대표팀을 이끌어 왔다.

뚜렷한 '해결사'가 없어 2회 연속 우승 신화를 재현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예선 9경기에서 5골을 기록한 공격수 테오파니스 게카스(레버쿠젠)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바이킹 군단' 스웨덴은 거친 압박축구로 8강 진출까지 노리는 북유럽 강호다.

FIFA 랭킹에선 22위 스웨덴이 그리스(11위)보다 낮지만 간판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인터밀란)와 프레드릭 융베리(웨스트햄), 울로프 멜베리(아스톤 빌라) 등 베테랑 선수들의 경험을 믿고 있다.

스웨덴은 평균 연령이 높은 게 단점이고 상대전적에서도 1승3무2패로 그리스에 다소 열세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