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오범석(사마라), 김남일(빗셀 고베)은 뜨고 설기현(풀럼), 이영표(토트넘 홋스퍼)는 글쎄...'

허정무호의 해외파 자원 가운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거 `3총사' 박지성, 설기현, 이영표와 러시아에서 뛰고 있는 오범석, 일본 J리거 김남일 등 5명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4차전 요르단 원정경기에 선발로 출격했지만 희비가 엇갈렸다.

8일(한국시간) 요르단과 4차전이 열린 요르단 암만 킹 압둘라 스타디움.
한국은 지난 달 31일 요르단과 홈 경기에서 두 골을 먼저 넣고도 뼈아픈 2-2 무승부를 허용해 원정경기 승리가 절실했고 허정무 감독은 김동진(제니트) 부상 낙마 후 6명 남은 해외파 중 박주영과 오범석, 김남일, 이영표, 설기현을 선발 명단에 올려 변함없는 기대를 표시했다.

그러나 활약 내용은 서로 큰 편차를 보였다.

가장 활약이 돋보인 건 두 경기 연속 오른쪽 수비수로 출장한 오범석.
이영표-강민수(전북)-곽희주(수원)와 포백 수비라인을 형성한 오범석은 요르단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제 몫을 한 것은 물론 공격에도 적극 가담해 결승골이 된 박주영(서울)의 페널티킥을 온몸으로 만들어냈다.

상대 스트라이커 타에르 바와브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던 오범석의 활약이 빛난 건 전반 21분.
뒤쪽에서 패스를 받아 오른쪽 페널티 지역 깊숙이 침투한 뒤 수비수 한 명을 따돌려 단독 찬스를 만들었다.

실점 위기를 맞은 상대 골키퍼 로아이 엘라마이레는 오범석 밑을 파고드는 거친 태클을 했다.

심판은 여지 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박주영이 침착하게 오른쪽으로 골을 성공시켜 1-0 승리에 결승골이 됐다.

오범석의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귀중한 골이었다.

박지성과 김남일도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으나 활약은 허정무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3차전 때 왼쪽 측면 공격수로 투입됐던 박지성은 허 감독의 지시대로 처진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격했고 전반부터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특히 전반 26분에는 센터서클 부근에서 빠른 드리블로 10여m를 전진하는 등 수비 벽을 허물기도 했다.

빠른 돌파와 적절한 볼 배급을 맡긴 허정무 감독의 `박지성 시프트' 카드가 주효한 셈이다.

미드필더 김남일도 정교한 크로스로 수 차례 이근호(대구)의 골 찬스를 만들어 주는 중원 사령관 임무를 100% 가까이 소화했다.

이와 달리 설기현과 이영표는 떨어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A매치 데뷔전이던 3차전 때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이청용(서울)이 골반 통증이 심해져 대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설기현은 번번이 공격이 막혔고 후반 들어 수비수 조용형(제주)으로 교체됐다.

이영표도 3차전보다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아직 컨디션이 100% 올라오지 않은 듯 상대 역습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고 후반 22분 이정수(수원)에게 임무를 맡기로 그라운드에서 물러났다.

(요르단<암만>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