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무승부 징크스에서 벗어나라.'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7일(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 요르단 암만 킹 압둘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3차 예선 4차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4경기째 이어지고 있는 무승부 탈출에 도전한다.

허 감독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별명 중 하나가 '무승부 사령탑'이다.

허 감독은 2006년 K-리그 전남 드래곤즈를 이끌면서 정규리그에서 9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고,지난 시즌에도 초반 8경기 동안 1승6무1패의 성적을 거둬 '무승부 전문'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지난해 12월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허 감독은 데뷔전에서 칠레에 뼈아픈 패배를 당한 뒤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타는 듯했지만 이후 4경기 연속 무승부 늪에 빠져 있다.

특히 지난달 31일 요르단과의 3차전에서 두 골을 먼저 넣고도 후반전 7분 동안 내리 추격골과 동점골을 허용하며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이런 상황에서 허 감독은 요르단과의 원정경기를 통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해야 하는 '벼랑 끝 위기'에 서 있다.

허 감독은 요르단전을 앞두고 "상대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의식하고 있다.

박지성이 차단당하지 않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박지성 활용법에 대한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박지성의 장점은 중앙 및 측면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뛰어난 돌파력과 정확한 볼 투입으로 동료에게 골 기회를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골 결정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허 감독은 요르단과의 3차전에 박지성을 왼쪽 공격수로 내세웠고 박지성은 원톱 박주영(FC 서울)과 자유롭게 위치를 바꿔가며 측면 및 중앙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이른바 '박지성 시프트' 가동이다.

이번 요르단 원정에서 허 감독은 박지성에게 처진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겼다.

요르단의 밀집수비를 뚫기 위해선 발 빠른 공격수들이 필요한 만큼 스피드와 득점력을 갖춘 이근호(대구)가 왼쪽 측면에서 공격의 활로를 찾고,박지성은 좌우 측면 공격수와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를 교란해 골 찬스를 만들어 내겠다는 전술이다.

허정무호는 3차 예선에서 1승2무(승점 5·골득실 +4)로 북한(승점 5·골득실 +1)과 동률을 이루고 있지만 골득실에서 앞서며 불안한 선두를 지키고 있다.

대표팀은 이번 요르단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 연속 무승부의 악몽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투르크메니스탄 원정(14일)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