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들의 동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챔피언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UEFA컵 챔피언 김동진(26.제니트)의 아름다운 동거(?)가 시작된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요르단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31일.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을 앞두고 28일부터 본격적인 소집훈련에 들어간다.

이번에 소집된 25명의 태극전사들은 내달 22일 북한과 3차 예선 마지막 경기까지 무려 25일 동안 숙식을 함께 하면서 최종예선 진출을 위해 동고동락해야 하는 운명을 맞게 됐다.

이 때문에 허정무호 코칭스태프는 태극전사들의 방 배정을 놓고 심사숙고를 했고, 선수들과 지원스태프들의 의견을 고려해 짝짓기를 마쳤다.

가장 눈에 띄는 커플은 박지성과 김동진.
박지성과 김동진은 각각 이번 시즌에 소속팀이 UEFA 챔피언리그와 UE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해외파 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박지성과 김동진은 오는 8월29일 모나코의 루이 2세 경기장에서 슈퍼컵을 치러야 하는 처지이나 허정무호의 왼쪽 라인을 책임지는 동업자로 동거 생활을 펼치게 됐다.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설기현(풀럼)과 이영표(토트넘)도 같은 방을 배정받은 것도 눈길을 끈다.

영국에서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왔을 뿐 아니라 이제는 대표팀의 선배 위치에 놓이다 보니 후배들을 고려해 같은 방에 배정을 했다.

또 대표팀 주장을 맡아온 '진공청소기' 김남일(빗셀 고베)은 프리미어리거로 변신한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김두현은 성격이 무던해 항상 환영받는 룸메이트라는 게 대표팀 관계자의 뀌띔이다.

이밖에 '수문장 맏형' 이운재(수원)가 빠진 주전 골키퍼 자리를 놓고 팽팽한 긴장 관계에 놓인 김용대(광주)와 정성용(성남)이 한 방을 쓰게 된 것도 이색적이다.

한편 대표팀 최연장자인 안정환(부산)은 대표팀 숫자가 홀수라서 본의 아니게 독방을 쓰는 호사(?)를 누리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