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김, 마치 우즈 같았다"...美와코비아챔피언십 3R "기막힌 샷"
최경주(38·나이키골프)에 이어 미국 PGA투어에서 사상 두 번째 한국인(계) 챔피언이 탄생할 것인가.

재미교포 앤서니 김(23·한국명 김하진·나이키골프·사진)이 와코비아챔피언십(총상금 640만달러·우승상금 115만2000달러) 3라운드에서 단독 1위에 올라 데뷔 첫승을 바라보게 됐다.

앤서니 김은 4일(한국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퀘일할로CC(파72·길이 7442야드)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뽑아내는 '슈퍼샷'을 날리며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2위 제이슨 본,히스 슬로컴(이상 미국)에 4타 앞섰다.

동반 플레이를 펼친 2라운드 선두 본이 경기 후 "오늘 마치 타이거 우즈와 같이 치는 느낌이었다.

앤서니의 기막힌 샷들을 보는 그 자체로 좋은 공부가 됐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플레이는 완벽에 가까웠다.

1,5,7번홀에서 3타를 줄인 앤서니 김은 9번홀에서 2.7m 버디를 성공시키며 단독선두로 올라선 뒤 14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았다.

18번홀에서는 드라이버샷을 324야드 날린 다음 두 번째 샷을 홀 2m 옆에 떨궈 버디를 추가했다.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99.8야드로 투어 '장타 랭킹' 7위에 올라 있는 앤서니 김은 최근 들어 무리한 공략보다 안전한 샷을 구사하면서 성적이 좋아졌다.

앤서니 김은 "6개월 전만 해도 무조건 버디를 잡으려는 샷을 시도했다.

그러다 보니 더블보기,트리플보기가 많았다.

요즘은 그린을 미스하면 파세이브에 집중하고 확률이 높은 샷을 구사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앤서니 김, 마치 우즈 같았다"...美와코비아챔피언십 3R "기막힌 샷"
앤서니 김은 지난 2∼3월에 출전한 6개 대회에서 3번이나 커트탈락하고 30위권 내 한 번도 들지 못하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특히 위기를 맞거나 나쁜 샷이 나왔을 때 빨리 잊고 페이스를 찾는 데 주력했다.

앤서니 김은 "나쁜 샷이 나오면 내 인생이 끝난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해서는 골프는 물론 아무 것도 잘 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재미를 느끼면서 PGA투어에 있는 것을 즐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2주 전 버라이즌 헤리티지에서 공동 2위에 오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1985년 6월19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앤서니 김은 2001년 고교 2학년때 세계주니어챔피언십 우승 직후 타이거 우즈를 겨냥해 "호랑이를 잡는 건 사자"라고 말해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오클라호마대 신입생 때인 2004년에는 미국대학스포츠(NCAA) 올해의 신인상을 받았다.

3학년때 중퇴한 뒤 2006년 프로로 전향해 2007년 PGA투어에서 최연소 선수로 활약했다.

이번 대회에는 무릎수술로 인해 '디펜딩 챔피언'인 타이거 우즈가 빠지긴 했지만 톱랭커들이 대부분 출전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짐 퓨릭(미국)이 합계 7언더파 209타로 공동 6위,비제이 싱(피지)은 합계 6언더파 210타로 공동 8위,필 미켈슨(미국)은 합계 5언더파 211타로 공동 11위다.

앤서니 김은 5일 오전 3시50분 히스컴과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