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축구 라이벌인 고려대와 연세대 출신 축구 스타들이 '고연전'에 대한 추억을 떠올렸다.

고대와 연대는 매년 '고연전'을 개최해 한국 스포츠를 중흥 시킨 전통의 라이벌로 60여 년 전부터 치열한 접전을 펼쳐왔다.

연대 출신인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1일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녹지운동장에서 열린 U리그 개막전 고려대-연세대 경기를 지켜본 뒤 "연고전에서 세 차례 정도 뛴 기억이 난다"면서 대학 4학년 때 경기를 회상했다.

허 감독은 "당시 종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경기 종료 8분을 남기고 페널티킥이 선언이 됐는 데 이로 인해 양 팀이 충돌하면서 엉망 진창이 됐다. 어느 팀이 이겼는 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성화 올림픽 대표팀 감독도 이날 허 감독과 자리를 함께 해 고대 선수로 뛸 당시 허정무와 맞붙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박 감독은 "3~4차례 정도 연대와 경기를 뛰었다.

허정무가 출전했던 경기에서는 비겼다"면서 "다른 대학 팀과 경기보다 연대 전은 대표팀 경기 보다 더 긴장이 됐다"고 웃음을 지었다.

박 감독과 함께 고대 출신인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코치도 "대학 때 연대와 경기가 끝나고 나면 이기든 지든 항상 막걸리를 마셨다"면서 "지고 나면 고대 학생들과 팀 동료에게 미안한 감정까지 들 정도로 눈치를 봤다"고 회상했다.

홍 코치는 자신이 뛰었던 대학 1학년 때 연대에 2-3으로 졌지만 3학년 때는 5-2로 크게 이겼다고 했다.

1990년대 축구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고대 출신 서정원도 이날 고연전을 지켜본 뒤 "오랜만에 후배들이 뛰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면서 "옛날에는 연대와 축구 경기에서만 이기면 다 이긴 느낌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서정원은 이어 "연대와는 라이벌 의식이 너무 강해 다른 대학보다 경쟁심도 더 심했다"면서 "잠실경기장에서 고연전이 열릴 때면 반은 빨갛고 반은 파랄 정도로 양 팀 응원전도 치열했다"고 덧붙였다.

연대를 졸업한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전무도 "양 팀의 라이벌 의식은 옛날부터 참 대단했다"면서 "대학 축구의 1년 농사가 그 경기 하나로 판가름이 날 정도의 의미를 지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