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일본프로야구 정상 탈환에 나선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투타 핵심선수 이탈로 애로를 겪고 있다.

타격이 부진한 주포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이 14일 2군으로 내려간 데 이어 다섯 경기를 치르는 동안 승리없이 4패, 평균자책점 6.75로 참담한 성적을 남긴 에이스 우에하라 고지(33)도 27일 2군행을 통보 받았다.

공수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가 이탈하면서 요미우리는 28일 현재 11승1무14패로 4위에 머물러 있다.

시즌 초반 센트럴리그 꼴찌까지 추락한 점에 비춰보면 승수를 많이 만회한 편이나 투타에서 결정적인 순간 힘이 달려 한신, 주니치 등 선두권과 승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요미우리 간판이자 한국과 일본야구대표팀 대들보인 둘의 부진은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올림픽에서 양국 운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엽은 2년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홈런 5개를 쏘아 올려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고 자국에서 '국제용 투수'로 명성이 높은 우에하라도 한국과 4강전에서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역투, 팀을 결승으로 인도했고 첫 대회 우승에 결정적인 발판을 놓았다.

둘이 페이스를 회복해야 요미우리도 날개를 활짝 펴고 한국과 일본 대표팀도 덩달아 웃을 수 있는 셈.
1군 엔트리 제외 후 14일이 지났지만 이승엽은 2군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김기태 2군 타격코치, 김종훈 요미우리 연수 코치와 함께 2군 구장에서 따로 타격폼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일단 스윙 스피드를 향상시키는 게 숙제다.

지난해 왼손 엄지인대를 수술한 이승엽은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에 참가하느라 볼 끝 움직임이 좋고 제구력도 날카로운 일본 투수들을 거의 접하지 못하고 정규 시즌에 임했다가 낭패를 봤다.

시속 140㎞ 중반대 빠른 볼도 가볍게 펜스 바깥으로 넘겼던 이승엽이나 130㎞대 직구도 공략하지 못해 빈타로 물러나기 일쑤였다.

직구 공략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자 변화구, 코스 대처 능력도 떨어지면서 장기 슬럼프로 이어졌다.

이승엽은 스윙 속도가 만족할 만한 수준에 올라와야 2군 게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하라 하루키 요미우리 수석코치가 '2군에서 대폭발해야 1군에 불러 올리겠다'고 기준을 제시한 이상, 2군에서 활약상이 중요해졌다.

늦어도 인터리그가 시작되는 5월20일 이전까지는 페이스를 회복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승엽이 적응 실패로 고전한 반면 2년 만에 선발에 복귀한 우에하라는 특별한 이유없이 저조하다.

직구 구속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전매특허인 포크볼의 위력도 반감됐다.

'공을 던지는 게 두렵다' '포크볼이 꺾이지 않는다'를 연발하며 하늘을 찌르던 우에하라의 자존심은 바닥에 떨어졌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내년 반드시 미국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그는 일본에서 마지막 해 최악의 성적을 올리면서 향후 진로가 불투명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