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없는 '수난의 길'을 걷고 있는 베이징올림픽 성화가 27일 서울에서 봉송을 시작했다.

베이징올림픽 성화는 이날 낮 2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1번 주자인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의 봉송을 시작으로 릴레이 봉송의 첫 발걸음을 떼었다.

올림픽 성화가 서울에서 봉송된 것은 1988년 서울 대회와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이후 세번째다.

지난달 24일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성화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터키 이스탄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오만 무스카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인도 뭄바이,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호주 캔버라, 일본 나가노를 거쳐 27일 새벽 서울에 들어왔다.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 속에 시민과 중국 유학생 등 수천여명이 행사장을 찾아 4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올림픽 성화를 지켜봤다.

최근 티베트 사태와 탈북자 북한 강제 송환 등 중국의 인권 탄압에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 회원들도 행사장 주변에 진을 치고 올림픽 보이콧과 관련한 목소리를 높혔다.

행사가 시작되자 라진구 서울시 부시장과 김정길 KOC 위원장이 연단에 올라 환영사와 축사를 했다.

이어 리빙후아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 부위원장이 첫 주자인 김정길 위원장에게 성화 불꽃을 전달했고 김 위원장이 평화의 문 사이로 천천히 뛰어나오면서 봉송이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평화의 광장 끝 무렵에서 두번째 주자인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에게 성화의 불꽃을 이어줬다.

성화는 테헤란로를 따라 강남역 네거리까지 간 뒤 우측으로 돌아 한남대교를 건너 장충단공원 쪽으로 향하게 된다.

국립극장 앞에서 1시간 가량 휴식을 취한 성화는 다시 동대문을 거쳐 청계천을 따라 광화문으로 가게 되고 광화문 바로 앞에서 유턴해 최종 도착지인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들어간다.

거리는 2㎞ 가량이며 봉송주자는 80여명이다.

마지막 주자는 서울올림픽 개막식 '굴렁쇠 소년'으로 유명한 윤태웅씨가 맡는다.

서울광장에서 성화 점화 등 각종 행사를 마친 올림픽 성화는 28일에는 북한 평양에서 봉송을 하게 되며 베트남 호치민, 홍콩, 마카오를 거쳐 중국으로 넘어가 올림픽 개막일인 8월8일 베이징에 들어가기까지 다시 긴 여정을 거치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