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부자구단' 첼시가 리버풀과 치른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상대 자책골에 덕분에 극적으로 비겼다.

첼시는 23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원정에서 전반 43분 디르크 카윗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후반 인저리타임 때 리버풀의 미드필더 욘 아르네 리세가 헤딩 자책골을 기록하면서 1-1 무승부를 거두고 기사회생했다.

이에 따라 원정에서 행운의 무승부를 기록한 첼시는 31일 2차전 홈 경기를 앞두고 결승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유난히 챔피언스리그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리버풀은 전반 30분께 스티븐 제라드의 완벽한 침투패스가 프리미어리그 득점 2위 페르난도 토레스에게 이어지면서 골키퍼와 1대1 상황이 됐지만 아쉽게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리버풀은 전반 41분 카윗이 첼시의 미드필더 프랭크 램파드로부터 낚아챈 볼을 사비 알론소에게 밀어줬고, 알론소의 패스를 받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슛을 때렸다.

마스체라노의 발 끝을 떠난 볼은 첼시 수비수 클로드 마켈렐레를 살짝 넘어 카윗에게 이어졌고, 카윗은 멋진 선제골로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끝내 승리의 여신은 끝내 리버풀의 편을 들지 않았다.

후반 45분이 지나고 인저리타임에 들어간 첼시는 막판 공세를 펼치다 추가시간이 끝날 무렵 살로몬 칼루가 페널티지역 중앙에 도사리고 있던 니콜라 아넬카를 향해 왼쪽 코너 구석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순간 리버풀의 리세가 몸을 날려 헤딩으로 볼을 거둬내려고 했지만 엉뚱하게 자기 골문 왼쪽 구석에 꽂으면서 다잡은 승리를 날렸다.

리세는 지난 1월 7일 치러진 루턴타운FC(3부리그)와 FA컵축구 3라운드(64강전)에서도 상대 크로스를 막으려다 자책골을 넣었던 쓰린 과거를 가지고 있다.

리세의 자책골을 앞세워 원정경기에서 극적인 무승부를 거둔 첼시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홈에서 치러질 2차전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